이번 겨울 계자 끝에

7학년 아이들 여덟과 몇 품앗이 샘들이 하룻밤을 더 묵었습니다.

소문을 들은 여러 아이들과 샘들이

다음에는 자신들에게도 기회를 달라 부탁들을 해왔지요.

부모님들로부터도 같은 부탁을 받았더랬습니다.

 

결론부터!

어렵겠습니다.

 

이번 아니어도 일찍이 그런 예들이 있기는 하였습니다.

묵어가는 편에서 보자면,

언제 또 이 먼 길을 오랴, 이왕 나선 걸음에 묵었다 가지 싶겠지만,

여름에는 3주를, 겨울에는 2주를 내리 보낸 이곳에

하루를 더 묵어가는 것은 일을 보태는 것에 다름 아니겠습니다.

손님이 아니라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에겐

밥상을 차려주어야 하는 사람들이고,

마음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지요.

가는 손님은 뒷꼭지가 예쁘다는 말이 다 있지 않던가요.

 

희중샘도 하룻밤을 묵어가는 예의 한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그의 목적은 늘 ‘뒷정리’였습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남겨진 일들이 산더미로 보였던 게지요.

방을 쓸고 휴지통을 비우고 욕실을 밀고 뒷간을 치우고 빨래를 돌리고...

아리샘도 철욱샘도 선정샘도 그리 남았던 예들이었습니다.

마다할 까닭이 없다마다요.

 

못내 미안합니다.

남겨지는 손발이 너무나 모자란 이곳이리라 헤아려주시옵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5683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8988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7074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6554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6425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6085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6105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5040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3269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5370
806 [특보 2020-12-31] 단상(斷想) - 2020학년도 겨울 일정을 이어가며 물꼬 2020-12-31 1940
805 [2021.1.17~22] 2020학년도 겨울 계자(167계자/초등) file 물꼬 2020-12-01 2073
804 [12.26~27] 2020학년도 겨울 청소년 계자 file [1] 물꼬 2020-12-01 1866
803 2020학년도 겨울 계자 자원봉사 file 물꼬 2020-12-01 2890
802 2020학년도 겨울 계자 밥바라지 자원봉사 file 물꼬 2020-12-01 1783
801 [수정] 2020학년도 겨울 일정 물꼬 2020-11-09 1812
800 양변기 둘 들였습니다! 물꼬 2020-11-09 1788
799 9월과 10월 일정 물꼬 2020-09-18 1856
798 166 계자 사진은... 물꼬 2020-09-18 1811
797 [8.29~30] “우리는 산마을에 책 읽으러 간다”-멧골 책방 file 물꼬 2020-08-06 1964
796 [8.22] 북토크, 동네서점 '코뿔소 책방'에서 하는 물꼬 2020-08-05 1877
795 '아침뜨樂(락)'의 측백나무 분양 중간보고 물꼬 2020-08-04 1902
794 [8.9~14] 2020 여름 계절자유학교(초등) file 물꼬 2020-07-13 2076
793 [8.1~2] 2020 여름 청소년 계자 file 물꼬 2020-07-13 1837
792 2020 여름 계자 자원봉사 file [1] 물꼬 2020-07-13 8455
791 2020 여름 계자 밥바라지 자원봉사 file [1] 물꼬 2020-07-13 1850
790 [빨간불] 여름계자(초등 / 청소년) 일정 변경! 물꼬 2020-07-03 2870
789 물꼬 연어의 날 신청마감! 물꼬 2020-06-25 5090
788 [6.27~28] 2020 물꼬 연어의 날; Homecoming Day file 물꼬 2020-06-08 1911
787 [미리 안내] 2020학년도 여름 계절학교 일정 물꼬 2020-06-08 185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