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2.해날. 맑음

조회 수 1075 추천 수 0 2012.01.31 01:56:28

 

 

“잡아랏!”

“야아아아!”

“이얏!”

오전 내내 난리법석이었습니다; 강아지 잡기 2탄.

기락샘과 류옥하다와 성빈,

결국 ‘하나’와 ‘세나’를 붙잡는데 성공,

온 동네에 우리 강아지 묶는다 다 알린 거지요.

낮밥을 먹고 다시 달려가,

결국 ‘두나’까지 매고 나자 이제 집이 들썩입니다.

천지로(그래봤자 고작 학교 울타리 안이었는 걸) 다니던 그들,

묶여서는 짖고 낑낑대고 찡찡대고 구르고...

이웃집에서 강아지들이 남새밭을 헤집기 시작한다 항의가 들어왔고,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일이었던 겁니다.

 

오늘을 그들을 잡는데 진을 빼고 나자

강아지들이 별 이쁠 턱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내내 묶여있는 어미 장순이가 안됐다고

데리고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류옥하다는 소사아저씨 열흘 나들이 떠난 자리 대신

저가 연탄을 갈기도 하였지요.

두 녀석은 종일 붙어 다니고 있습니다.

성빈이가 하다 형 꽁무니를 따라다니고 있는 게지요.

 

아이들과 설 장을 가볍게 보고 들어옵니다.

읍내까지 나갈 것 없이 면소재지 들렀다 오지요.

오후엔 설음식을 준비합니다,

차례를 지낼 건 아니나 그래도 설인지라,

게다 꼭 다녀가는 이들도 있는지라,

그리고 식구들도 설 흥 들라고.

그래보아야 튀김류고 전이고 나물 정도이지요.

준환샘이 설인사로 부려놓고 간 과일로도 풍성합니다.

계자 때 과일이 좀 부족했더라는 부엌샘들의 말이 생각나

아쉽고 미안한 마음 또 들었네요.

 

가마솥방에는 때가 되면 종소리를 내는 오래된 시계가 있습니다.

쾌종시계가 어느 순간부터 한정 없이 종을 치기 시작한 어제였지요.

억지로 멈추게 한 다음 다시 추를 달아놓으니 무사히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종을 치는 시점, 역시 또 무한정 치겠는 시계입니다.

“아무래도 병원 가야겠네.”

저걸 또 언제 들고 나가, 또 어디를 가져가 고칠 것인가요?

시계를 눕혀놓고 뜯기 시작합니다.

작은 바늘, 큰 바늘, 숫자판, 그리고 이리저리 얽힌 톱니들...

잘 모르겠더라구요.

가만! 종은 울리지 않게 하고 시계가 무사히 간다면야

시계로선 여전히 제 역할 하는 거 아닐지요.

그리라도 해봅니다.

하여 시간을 잘 알려주고 있지요.

 

늦은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노닥거리다 설거지를 할 적,

아이들은 난롯가에서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평화의 이름은 이런 것이겠다 싶데요.

참 좋았습니다.

소사아저씨는 어제부터 열흘 부재할 예정이고,

기락샘이 와 있고, 25일까지 있을 것입니다.

이번 설에는 다녀갈 사람도 두엇 뿐.

마을은 역귀성, 마을 할머니들 설 쇠러 도시로 떠나십니다.

귀성객들 역시 요샌 명절 당일 들어왔다 당일 나가네요.

혹은 전날 저녁 늦게 와서 차롓밥 먹고 바로 떠나는...

하여 마을도 한산한 명절입니다려.

 

어제 잔 비 내린 데다 날 제법 다사로와

마당은 질척이고 있었지요.

이제 거진 눈이 다 녹았나 했더니,

밤, 다시 기온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설 연휴 내내 꽁꽁 얼거라던 일기예보가 있었다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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