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31.불날. 대설주의보

조회 수 1161 추천 수 0 2012.02.16 15:32:47

 

밤새 눈 내리는 중.

정오부터 내리던 눈은 숨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어둠을 덮치는 맹수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의 강추위는

수돗물을 틀어놓은 몇 곳들 바닥에 얼음예술작품을 남겼지요.

간장집 수돗가와 바깥 수돗가 바닥이 장관입니다.

 

아침, 방을 건너온 아이들이랑 이불 속에서 에너지 대토론.

원자력이 화젯거리였지요.

“그런데 그 폐기물들을 다 어쩔 것이야?”

“원자력을 중단했을 때 비싸지는 전기요금을 어쩔 거지?”

결국 대안이 무엇인가로 이야기는 모이고

대체에너지가 아니라 ‘덜 쓰기’로 집약되지요.

“물꼬 가면 되지!”

마지막으로 내놓은 성빈이의 대안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물꼬를 올수는 없잖아.”

그러하니 결국 있는 곳에서 덜 써야한다는 결론.

 

하다는 성빈이를 데리고 오후에 달골에 올랐습니다,

장순이 산책 시키러 나가는 길에.

보일러실 차단기들을 살피고, 각 방들도 들여다보고, 싱크대와 화장실을 확인하고...

그러다 잊고 있었던 펌프 내 전등을 생각해냈더랍니다.

동파 방지를 위해 겨울이면 거기 전등을 달아 불을 켰지요,

밤에만 켜지도록 타이머를 돌려.

전등이 망가졌더랍니다.

교체하고 장치를 다시 정비해두었다지요.

아, 기특한 아이입니다.

누가 뭐래도 산골 엄마한테는 충분한 아들이지요.

 

겨울계자 사진들을 이제야 올리고 있습니다,

품앗이샘들이 보내온 사진을 더해.

류옥하다가 사진을 1차 선별, 그리고 다시 제 손을 거쳐,

다시 하다한테도 간 사진들이 홈페이지에 오릅니다,

곁에서 성빈이가 훈수를 두고...

저녁, 교무실 풍경입니다.

 

택배도 꾸립니다; 모자 둘.

정원, 이번 계자엔 오지 못했지만

지난 해 겨울 그 아이 모자를 잃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아끼는 거라고.

아무리 찾아도 없어 누군가 바꿔갔을 것이라 짐작했지요.

옷방을 정리하다 그 모자랑 닮은 걸 발견했습니다.

그 아이 것과 바뀌었음직한 것이기에 챙겼지요.

현진이건 빨아서 챙겼습니다.

모자 두고 왔다고 역에서 엄마를 만나며 맨 먼저 풀이 죽었던 그였지요.

 

늘 가마솥방 난로에 올려놓은 물로 저녁 세수를 하는데,

오늘은 어찌 어찌 아이들을 따라 된장집 욕실에서 씻었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라고 청소를 좀 했지요.

비누곽이며 세수대야며 빡빡 밀다가

계자 때 이곳을 쓴 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계자 전에 곰팡이 제거에만 심혈을 기울이느라 욕실까진 손이 못 갔지요.

한편, 이 정도는 된장집을 쓰는 주인이 하는 거다,

그런 생각도 없지 않았던 듯합니다.

그러나 늘 하는 생각이지만 청소의 수위는 사람마다 다를 밖에요.

인정할 것!

소사아저씨도 하느라고 하셨을 겝니다.

 

낮엔 소사아저씨의 건강보험 때문에 관리공단과 한바탕 씨름,

농어촌경감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없는가로.

지난해 3월부터 경감을 하기로 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어떤 경로로 그리 되었는가,

왜 충분히 안내해주지 못하는가를 시작으로

다시 절차를 밟는 과정이 있었네요.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니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지났겠습디다.

이래서 가끔 당연한 것들도 확인이 필요하지요.

 

EBS 한국기행을 보고

성빈의 옛 원장님 남목사님도 연락주시고,

이곳에 공동체 식구로 살았던 열택샘도 전화 주었습니다.

언론매체가 하는 순기능 하나다 싶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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