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7.불날. 다시 한파

조회 수 1168 추천 수 0 2012.02.21 01:17:38

 

 

대해리는 아침부터 바람이 많았답니다.

소사아저씨는 옥상에 올라 눈을 좀 치우셨다지요.

간장집 부엌과 바깥 수돗가에

틀어놓은 수돗물이 얼며 만든 풍경을

이제는 깨야했더랍니다.

기온 더욱 내려가고,

내일쯤 눈 오고 강추위 온다는 말씀 전해오셨지요.

 

인천에서 특강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하기로 했던 것이 지금까지 밀려왔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거의 세 시간에 걸쳐 갔지요.

도저히 어깨앓이가 수습이 되지 않아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한의원부터 달려가

침을 맞고서 좇아갔네요.

인천서부교육지원청 4층 대강당에서 있은

관내 유초중학교 특수교사 대상 특수교육 아카데미 연수였습니다.

그런데... 음...

강의는 형편없었습니다.

특수교사들 앞에서 무슨 말을 더하랴 싶은 마음이었던 걸까요.

단상에 서고도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

하던 가락이 있으니 어찌 될 거라는 방만함...

도대체 이야기가 가닥이 안 잡히는 겁니다.

그런데도 듣는 이들이 너그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양편에서 나이 드신 여선생님 두 분이 대단한 열정으로 ‘경청’해주셨고

질문도 던져주셨지요.

수습되지 못하고 있던 제 이야기를

벌써 알아차리고 힘 보태주셨던 겁니다,

마치 앞에서 버벅거리는 아이에게 ‘괜찮아, 계속해.’ 그리 말해주는 시선처럼.

고맙습니다.

더하여 그동안 물꼬에서 보낸 세월 덕에(놀고 먹은 것 아니다마다요)

나중에 정리가 좀 되기도 했고.

역시 고마울 일이겠습니다.

동행했던 류옥하다 선수 한 마디, “오늘 강의... 쪼끔...”

뭐 같이 말했어도 뭐 같이 알아들으셨음에 기대본다지요.

뉴시스와 아주경제신문에서 취재를 다녀갔습니다.

 

품앗이 아리샘과 황연샘도 왔습니다.

대학 1학년이던 이들이 특수교사 10년차를 다 넘었습니다.

“정말 힘들어요,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니.”

아이 낳고 지난 학기 복직을 하고는 정신 하나도 없다는 연샘.

아리샘, 그 곁에서 아이 데리고 올 수 있는 물꼬 있음을 상기시켜주었지요.

대해리에서들 또 곧 만나리이다.

 

저녁 밥상, 인천의 물꼬 인연들이 모였습니다.

광주 성빈여사의 오랜 어머니였던, 이제는 복지관에 계신 남영숙 원장님,

김미향님과 7학년 정재우, 그리고 아리샘.

한국사회에서 대안학교가 무엇인지들을 짚어보는 시간 되었더랍니다.

 

어깨앓이로 고달팠음을 알았을까요,

아리샘이 차로 상계동까지 태워다주고 돌아갔습니다.

늘 고마운, 예쁜 사람...

이리 오니 1시간도 안 걸리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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