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비 잠깐 긋자 마당에 재잘거리는 새들...
식구들은 된장집 뒤란 밭에 가서 밭둑을 만들었습니다.
옆에 도랑길도 팠지요.
장순이며 하나, 두나, 세나네 집 둘레도 정리합니다.
딸기밭도 검불을 걷어내지요.
상담을 요청한 부모님들의 메일에 답하고,
몇 어르신들께 드리는 글들을 쓰고,
비어있을 시간을 위한 몇 가지 당부의 메일도 챙깁니다.
하루가 후딱입니다.
밤엔 천산원정길 준비 좀.
눈이 침침합니다.
뭔가 무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늘 이런 식이기도 합니다.
문득, 손을 꼭 붙잡고 축원하던 선배가 떠오릅니다.
“각자 어려운 일 만나더라도 잘 헤쳐가자.”
눈물이 고입니다.
다들 제 생을 살아내느라 애쓰고 있을 테지요.
모든 타인을 향한 측은지심이 입니다.
식구들 바깥나들이한 저녁이었습니다.
목욕탕도 가고 저녁도 먹고.
천산원정길 나서고 나면, 한 달여 집을 지킬 식구들을 위해
젓갈들 장도 보지요,
그리고 반입이 가능하도록 꾸려서 여행길에도 오를.
다정 김규현샘, 다루촉을 물꼬 홈페이지에도 걸어주셨습니다.
<하늘뫼(天山) 횡단 원정대>
이천십이년 삼월 초이레 길 떠나며 수리 삼가적다
촐본아타,金星 별이 빛나고 있는 天山 하늘뫼의 신령님이신,
桓因할배님과 麻姑할매님께 두손모아 삼가 비옵나니,
해뜨는 나라 해동반도에서 천만리 길을 찾아온 자손들을
따듯하게 품어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먼산 옥영경님께 삼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