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다섯 살 류옥하다의 날적이에서; 류옥하다는 어미가 천산원정길로 물꼬를 비운 동안 어미가 하던 움직임처럼 간간이 물꼬의 오늘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 3월 19일 달날. 더움 <소소한 희망>

 

 

  드디어 제대로 봄이 왔나보다.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길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오늘은 식물도감을 만들었다. 이번 봄 학기 ‘통합교과’로 풀을 탐구하고 있는데, 수업의 일부분이 대해리 식물도감을 만드는 것이다. 눈이랴, 바람이랴 풀들이 없어서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오늘 꽃을 보고는 방에서 야생화도감을 가지고 나왔다.

 

  야생화도감을 들고 유심히 길을 바라보니 평소에 무심코 지나가버렸던 많은 풀들이 눈에 보였다. 선개불알풀, 별꽃... 관찰하니 신기한 게 많다. 별꽃은 잎이 별꽃은 잎이 10개처럼 보이지만 실은 5개이고, 땅에 붙어 자라는 줄 알았던 개불알풀이 줄기가 10cm가 넘는다는 것 등등.

관찰하는 즐거움이 생긴 것 같다.

 

  저녁에 밭에 잡초를 뽑다보니 내가 항상 뽑던 잡초가 별꽃이라는 걸 알았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뽑고 있는 풀에도 이름이 있는 게 신기하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이나보다.

 

  간장집 앞에는 부추 싹이 올라오고 있다. 봄부추는 사위도 안 줄만큼 몸에(특히 남자들한테) 좋다고 한다. 참기름, 마늘, 액젓, 고춧가루를 넣고 비벼먹으면 일품이다. 나도 열심히 먹어야겠다.

 

  우울할 때 꽃들과 새싹들을 보면 기운이 나는 것 같다. 나도 잘 할 수 있을 거다, 다 지나갈 거다 이런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이런 소소한 희망으로 오늘도 이 산골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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