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21.물날. 아침 눈 / 류옥하다

조회 수 1141 추천 수 0 2012.04.07 21:23:14

 

* 열다섯 살 류옥하다의 날적이에서; 류옥하다는 어미가 천산원정길로 물꼬를 비운 동안 어미가 하던 움직임처럼 간간이 물꼬의 오늘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 3월 21일 물날. 아침에 눈. <손길>

 

 

  물꼬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굴러간다.

 

  물꼬는 배움값을 따로 받지 않으며, 후원회비와 계절학교로 운영된다. 옥샘을 포함한 모든 선생님들은 어느 누구도 임금을 받지 않는다. 여름과 겨울 계절학교를 하면 딱 임금만큼이 남는다. 그 임금으로 물꼬가 열 달쯤 굴러가는 것이다. 남은 두 달은 옥샘이 강의를 가시거나 글을 쓰시는 것으로 충당된다.

 

  정말 이 물꼬 자체가 기적이다.

 

  옥샘이 천산 원정길을 가신 후에도 여러 사람들이 물꼬를 살펴주셨다.

 

  며칠 전에는 어머니 선배님이시면서 물꼬 초기 구성원인 주훈이 삼촌이 다녀가셨다. 장도 한번 봐주시고, 고기도 먹여주셨다. 덕분에 바람도 한번 쐬고 피로가 좀 풀리는 듯했다.

 

  어제는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선정샘이 냉동식품을 보내주신 것이다. 동그랑땡, 김말이, 돈가스, 만두... 해먹기 힘든 음식들인데 감사하다. 만날 풀만 먹다가 간만에 새로운 반찬이 들어오니 좋다.

 

  늘 많은 분들의 손길로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가 항상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일 게다.

 

  오늘은 선정샘이 보내주신 동그랑땡을 구워먹었다. 냉동식품이 이렇게 편한 줄 몰랐다. 그냥 3,4분만 구우면 끝이다. (그래도 역시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만 못하다.)

  그런데 동그랑땡을 한 판 구운 후 새 동그랑땡을 얹는 순간, 갑자기 불이 붙으면서 1m 높이로 불길이 치솟았다. 아무래도 기름이 튀어서 불이 번진 것 같다.

 

  다행히 가스를 꺼서 상황을 모면했고, 동그랑땡도 무사했다.

 

  진짜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기름기 있는 음식 조리하기가 무섭다.

 

  오늘도 또 하루가 지나갔다.

 

  이렇게 시간이 가다가 어느 순간 죽을 거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열심히, 헛되지 않게 보내야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4 39 계자 사흘째 1월 28일 옥영경 2004-01-30 1751
6593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2011
6592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2024
6591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994
6590 물꼬 홈페이지를 위해 오셨던 분들 옥영경 2004-02-02 1574
6589 39 계자 이레째 2월 1일 옥영경 2004-02-02 1765
6588 39 계자 여드레째 2월 2일 옥영경 2004-02-03 1791
6587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2007
6586 39 계자 열흘째 2월 4일 옥영경 2004-02-05 1863
6585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90
6584 계자 39 열 이틀째 2월 6일 옥영경 2004-02-07 1727
6583 39 계자 열 사흘째 2월 7일 옥영경 2004-02-08 1727
6582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111
6581 39 계자 열 나흘째 2월 8일 옥영경 2004-02-11 2055
6580 39 계자 마지막 날 2월 9일 옥영경 2004-02-12 1678
6579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107
657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30
6577 가족 들살이 하다 옥영경 2004-02-20 1817
6576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060
6575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8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