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앞두고부터 2월까지 대안학교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지만

4월도 적잖습니다.

새 학년도를 가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꼭 나오지요.

오늘도 전화 한 통 받습니다.

어제부터 여러 차례 음성과 번호가 남겨져있던 것입니다.

간단한 상담과 적절한 학교를 소개합니다.

 

청주 도교육청을 다녀옵니다.

아이는 지난 한 달 자기 삶에 대해 고민을 많았던 모양입니다.

검정고시를 쳐야겠다 하고 담당자랑 통화도 끝내놓고 있었습니다.

원서마감일, 오늘 접수하였지요.

 

노시인의 오래된 시집을 읽고 있습니다.

시집을 샀던 나이엔 눈에 들지도 않던 구절이

밑줄 긋듯 가슴에 있었던 균열들 틈으로 비집고 들었지요.

‘누가 있으나 없으나 쓸쓸한 마음

그저 그런 마음이 이 세상을 살게 하고

날 끌어다 그 세상에 놓는다’(‘소매물도-마지막 촛불’ 가운데서)

시인은 ‘이 섬의 마지막 촛불 밑에서’

‘이 섬사람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시를’ 쓰며,

‘이곳 사람들에게는/초 한 자루만큼도 밝지 않은 시’를 쓰느라고

숱한 초를 태운 것을 돌아보며,

나머지 촛토막은 ‘섬사람들이/급할 때 쓰게 하고’

‘그만 자자’ 합니다.

그런데도 다시 당신은 안간힘을 쓰며 마지막 구절을 그예 이렇게 쓰지요.

‘그래도 나는 파도가 불을 껐다고 시를 쓸 것이다’

 

금산을 넘어갈 일이 있었습니다.

적벽강을 따라 달이 어찌나 교교하던지요.

살아오며 숱하게 본 보름달(보름은 어제였군요)이 여전히 그리 감동을 주다니요...

그렇게 질리지 않는 시를 쓰는 날이 올 거다,

아마도 다짐하고 또 다짐하라고 달빛은 그리도 밝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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