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8.해날. 맑음

조회 수 1164 추천 수 0 2012.04.17 01:46:28

 

 

소사아저씨는 며칠 째 연못을 손보더니 마무리.

‘콩알 연못’, 말 그대로 연못이라 붙이기는 멋쩍어 그리 부릅니다.

둘레 잡초를 정리하고 비닐을 깔고 물을 채웠지요.

거기 계곡에서 이사 온 물고기들 놀테고,

물상추도 부레옥잠도 발 뻗을 것입니다.

 

첫 냉이.

3월 한달을 천산원정길 다녀왔으니

올 봄나물 밥상이 이리 더딥니다.

아직 여행에서 따라온 감정이 꼬리를 흔들어

일상으로 복귀를 막고 있는데,

식구들이 캐서 씻어 놓았더이다.

점심밥상, 냉이튀김을 내지요.

 

간밤 금산에서 근 30년 가까이 앙망하던 노시인을 만나고,

함께 자리했던 이들이

‘바다의 시인과 산골 선생의 데이트’라는 소제목을 단

작은 음악회를 6월에 하자 날 받아왔는데,

돌아와 수첩 들여다보니

독일과 스웨덴에서 학자들이 만나는 자리에 곁다리로 가는 게 열흘,

마침 날이 걸립니다.

다시 여럿과 통화하고, 선생님과 날 다시 잡고...

아, 그리고 선생님은 6월 물꼬 빈들모임에 자리해주기로도 하셨습니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이생진 선생님.

 

다시 금산을 건너갔다 옵니다.

행사에 남은 음식을 어쩌냐며

물꼬에서 좀 나눠가라 하기 잠시 마실 다녀왔지요.

가는 길의 황혼!

저런 자연이 없다면 사는 게 자주 별일인 우리 생을 어찌 건너갈지요.

끊임없이 뒤통수를 치는 삶을 어찌 견뎌갈지요.

 

새벽 2시 적벽강을 끼고 돌아오며

지리산에 들어가 있는 벗에게 당장 달려가겠다 치기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달빛 앉는 적벽강이 너무 아름다웠던 게지요.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었더이다.

 

이번 학기는, 아니 내내 그러할, 학기 가운데 머무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아이들 얘기 말고는 별 할 말이 없겠다 싶더니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말도 계속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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