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25.물날. 비

조회 수 1106 추천 수 0 2012.04.30 15:11:47

 

 

 

‘바람 불고 비 내리더니 꽃비도...’

문자와 함께 꽃비 내린 사진이 보내져왔습니다.

다들 봄이 싱숭한 겝니다,

그 유한성이 애절한 겝니다.

 

대배와 호흡으로 아침 해건지기.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올 거라 했습니다.

남도 출장길입니다.

새벽부터 배가 내렸고, 대해리를 나서는 아침은 더 굵어졌습니다.

지난주부터 남도의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주에 이틀 남도 출장.

 

진주의 벗이 엽서 잘 받았다 전화 넣었습니다.

달포 가까이 중앙아시아를 걸으며 몇 곳에 글월 띄웠지요.

주소를 딱히 챙기고 간 것은 아니어 더 부지런히 보내진 못했지만

번지를 아는 두엇이 날 기다려주는 모든 이들의 대표이겠거니 하며 보냈더랬지요.

사람 온 지 한참인데 뒤늦게야 편지와 엽서들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것도 꼭 그리 시간차대로 가는 게 아닙디다.

하기야 죽음마저 난 차례대로 떠나는 게 아니니...

 

한 아이네로부터 안타까운 소식 받습니다.

몇 해 물꼬의 아이였고, 어머니는 후원회원인 논두렁이셨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이제 오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는 소식.

무슨!

이제 누리러 와야지요.

그네가 물꼬의 살림을 보탤 때 역시 다른 아이들이 그리 누렸습니다.

마땅히 와야 하고 말고요.

기다리겠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살펴봐, 네비를!”

오늘 아이로부터 또박또박 들은 잔소리 내지 격려 내지 조언입니다.

물론 길 위였지요, 운전 중이었구요, 네비게이션도 부지런히 떠들고 있었고요.

그런데 말이지요,

저는 버젓이 네비가 알려주는 데도 그 길을 잘못 가기 일쑤입니다.

도무지 그게 귀에 혹은 눈에 들어오지가 않아요.

그러면, 주로 여자들이 운전하면 그렇긴 하지요, 하고 더러 얘기를 하는데,

이게 꼭 운전에만 그런 게 아니라 무슨 기계류들 앞에서 다 그 모양입니다.

오늘만 해도 아이가 잠시 한눈 판 사이 갈림길이 나오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이 아이가 제겐 네비게이션인 거지요)

아이가 찬찬히 힘주며 뒤에서 그리 말하는 거였더랍니다,

정말 무어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는 까마득한 시험문제처럼

그만 머리가 하얘지는 것 알고.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살펴봐얄 것이 어디 네비이기만 하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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