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젖어있던 어젯밤 달골 마당에서 첫 반딧불이를 보았습니다.
여름은 어느새 이 산골짝을 들어와 있었지요.
이른 아침을 수행으로 엽니다.
‘소도’에 들어 춤도 추지요.
하지만 발이 영 불편합니다.
어제 풀을 베며 모기에 물렸다고 생각했던 발은
벌이기라도 했는지 풍선처럼 어마어마하게 부었습니다.
어떻게 그리 부어도 터지지 않을 수 있는 겐지,
사람의 피부에 대해 놀라운 시간이라지요.
오늘은 농기계 창고를 정리하기로 한 날,
아이랑 소사아저씨는 오랫동안 쓸 일없이 던져둔 경운기며 여러 부품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손이 늘 모자라는 이곳이니 평소에 잘 정리하자 싶어도
그리 되지 않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정리 한번 해두면 일할 때마다 쓰기 더욱 수월한 거야 두 말의 잔소리이다마다요.
춤명상 전, 역 앞에 한의원이 있기 아쉬운 대로 들어갑니다.
이런 일에는 양의가 더 나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가까운 곳이 낫겠다고.
침을 맞고 가벼운 조처를 합니다.
피도 좀 뽑았는데, 어째 신통찮습니다.
이러다 더 고생하는 건 아닌지.
(밤, 부기가 더 심해졌네요.
낫기 전의 변화인지, 아니면 더 심각해지는 건지.)
춤명상이 있었고 함께 했던 박현정님의 근황을 듣는데,
월드비전에서 일하는 그는 한해 대여섯 차례 외국을 간다지요,
얼마 전 라오스 다녀온 소식을 전합니다.
라오스가 퍽 좁아요.
수도라 해도 자전거로 한 시간이면 족할 걸요.
“우리 선생 하나도 거기 있는데,
코이카로 가 있는 백서현이라고...”
“아!”
만났다 합니다.
하하, 세상이 그리 좁습니다.
그리운 서현샘은 안녕한지.
시간 잘 짜보면 섣달에 라오스에서 볼 수도 있겠다 한답니다.
어미가 없는 저녁,
아이는 미역국을 끓여 서울서 내려온 아비며 식구들 저녁 밥상을 차렸답니다.
“오늘 누가 찾아왔어요.”
수원에서 아이 둘 데리고 왔더라지요.
“물꼬 일정을 다 알고 있더라...
춤명상 하시는 날이라 방해 안하려고 조용히 다녀가려고 했다면서...”
학교 들어갈 아이를 둔 부모가 고민하며 그리 돌아보고 있는 모양이데요.
자주도 있는 일이지요.
그렇게 사람들은 곳곳을 찾아다닙니다.
부디 그에게 가장 적확한 공간이 찾아지기를,
또는 방향이 가늠되기를.
참, 며칠 전 읍내에서 점심을 먹던 한 날,
보건소 사람 하나가 우리 식구들의 밥을 샀습니다.
뭐 딱히 도와주는 일은 없어도 밥 한 끼는 사고 싶다고,
지난 12월 30일이던가, EBS의 한국기행 영동편 1부에서도 잘 봤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물꼬를 살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