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처럼 맨발로 마을을 내려옵니다,

아이들과 찔레꽃도 들여다보고 익기 시작한 딸기도 헤집고

계곡 물소리 앞에서 쉬어가며.

 

대배 백배.

떠오르는 얼굴들을 위한 기도들.

밝은 하늘 속 비, 천둥도 생각난 듯이 치고...

 

오늘은 아이들이 소사아저씨와

비닐하우스의 빨래방으로 가서 그 안의 풀을 맵니다.

오후에는 고추밭 옆에 잡초들을 정리한다지요.

점심으로 여러 가지 면을 내놓았습니다.

비빔국수 물냉면 자장면 그리고 쌈밥과 찌개까지.

하루 한 끼 밥상을 준비하니 더 갖가지로 준비하게 됩디다.

 

고양이 소동.

들고양이가 본관에 들어오고

류옥하다는 그걸 잡아 키워보겠다는 야심을 세웠습니다.

컨테이너에 가두고, 먹이를 주고, 살 도리를 마련해줍니다.

아이는 산골에서 사는 동안, 개와 닭 먹이를 주는 동안,

동물이랑 가까워졌습니다,

어릴 적부터 동물이 멀었던 그였는데.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켜내기도 하는 게 맞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길이 들여질까요?

 

우편물 정리.

3월 한 달 천산원정을 다녀오면서부터 쌓여있던 것들,

급한 건 먼저 뜯어 처리하고 남겨둔 나머지 것들,

그리고 그 사이에 들어와 또 가득 높아진 우편물들을

오늘 죄 뜯고 정리합니다.

세금 관련은 내일로 밀쳐놓지요.

부담되고 잘 모르겠고 손이 안가는 일입니다.

딱 단식 때 맘먹고 하기 좋은 일들이지요.

 

단식 끝내고 회복식을 하는 동안

무운샘과 목재 석재를 사러 사를 다니기로 계획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 일이 생겼고, 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실무진이 구성되면서

한 달여는 그 일에 매달리게 되었다시지요.

7월 첫 주에 보기로 합니다.

마침 독일 스웨덴에서 돌아오자마자 6월 빈들모임이 있어

가기 전 준비할 짬이 좀 났으면 했더랬습니다,

기껏해야 이불빨래고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일 정도일 것이나.

하려들면 표도 안 나는 집안일이 어찌 그리 자잘하게 넘치던가요.

그런 것들 좀 해놓고 가면 좋으련 했더니 잘 되었습니다.

한편, 새 봄 토굴집을 위한 나무며를 계속 알아보고 있답니다.

 

한국교원대 교육모임의 연락.

수환샘입니다.

지난 겨울 좋은 연들을 맺어 계자에 큰 보탬이었더랬습니다.

이번 여름도 그리 보내기로 합니다.

계자가 든든해집니다.

고맙습니다.

 

달골로 돌아오는 길,

어젯밤보다 안개 더 자욱합니다.

5월이 가면서 주는 향 앞에서 아이들과 자주 발걸음을 멈추었지요.

 

이레 단식 가운데 사흘째.

어제부터 급속도로 체온이 떨어졌다 올랐다 합니다.

날씨도 그러하지만 그보다 체온이 더.

몸이 조율 상태인 걸 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3614 5월 빈들모임(5/25~27) 갈무리글 옥영경 2012-06-02 1221
3613 2012. 5.28.달날. 마른 하늘 천둥 / 봄 단식 여는 날 옥영경 2012-06-09 1139
3612 2012. 5.29.불날. 맑음 / 봄 단식 이튿날 옥영경 2012-06-09 1071
» 2012. 5.30.물날. 비 / 봄 단식 사흗날 옥영경 2012-06-09 1037
3610 2012. 5.31.나무날. 젖은 아침 하늘 / 봄 단식 나흗날 옥영경 2012-06-09 1234
3609 2012. 6. 1.쇠날. 흐린 오후 / 봄 단식 닷샛날 옥영경 2012-06-09 1054
3608 2012. 6. 2.흙날. 그늘진 하늘 / 봄 단식 엿샛날 옥영경 2012-06-12 1148
3607 2012. 6. 3.해날. 맑음 / 봄 단식 이렛날 옥영경 2012-06-12 1082
3606 2012. 6. 4. 달날. 맑음 옥영경 2012-06-12 1041
3605 2012. 6. 5. 불날. 맑음 옥영경 2012-06-12 1140
3604 2012. 6. 6. 물날. 흐릿한 그러다 쨍 옥영경 2012-06-12 1051
3603 2012. 6. 7.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2-06-12 1021
3602 2012. 6. 8. 쇠날. 비 옥영경 2012-06-12 1006
3601 2012. 6. 9.흙날. 갬 옥영경 2012-06-12 1209
3600 2012. 6. 9 ~ 21, 독일과 스웨덴에 있습니다. 옥영경 2012-06-12 1151
3599 2012. 6. 10-20.해-물날. 무지 더웠던 내내 때로 구름 드리우고 바람 불고 해나고 소나기 내렸다고 옥영경 2012-06-27 1085
3598 독일과 스웨덴,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옥영경 2012-06-27 1093
3597 2012. 6.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2-07-02 1043
3596 2012. 6.22.쇠날. 맑음 옥영경 2012-07-02 996
3595 2012. 6.23.흙날. 날은 어찌 그리 절묘했던가 / 시와 음악의 밤 옥영경 2012-07-04 137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