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고, 영빈이 머무는 마지막날이라고

삼십여 분 더 뒹굴었습니다, 아침.

10시까지 잔다던 아이들, 8시를 못 넘기고 그리 나왔지요.

습이 무서운 겝니다.

맨발로 마을길을 걷고,

찬찬히 지난 한 주 전체 갈무리를 하고,

그리고 서울역까지 동행한 뒤 영빈이를 보냈습니다; 위탁교육 끝.

애썼습니다.

정들었습니다.

순순해서 기억에 남는 아이였고, 여전히 순순한 그였지요.

고마울 일입니다.

 

생즙물을 좀 마시고 났더니 쌩쌩해졌습니다.

도시라면 단식도 퍽 어려운 일일 겝니다,

산속에 살아 얼마나 고마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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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쓴 그대로 옮겼습니다.

구성고 2학년 이영빈: 

학교에서 위탁교육으로 1주일간 물꼬에 왔다. 원래는 한달인데 물꼬에서는 일주일 가능하다고 했다.

물꼬에 초등학교 때 서너 번 정도 왔는데 학교 정문에 오니까 하나둘씩 기억이 났다. 첫 번째 기억이난 것은 옥선생님이 앞에서 기달리는 모습이 생각이 나고 두 번째는 밤에 방에서 애들이랑 후레쉬 자고 장난치는 것, 세 번째는 화장실이다. 옛날식 화장실이라서 냄새가 많이 났다는 것이다.

물꼬 와서 한 일은 잡초를 뽑았다. 고추밭, 학교마당, 빨래방 등 삼촌이랑 잡초를 뽑았다. 풀이 많아서 하기가 싫었는데 다 뽑고나서 보니까 개운하고 상쾌했다. 뽑으면서 많은 벌레들을 봤는데 너무 신기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다녀올 때쯤 달골이라는 곳 생겼다고 하였다. 막상 달골에 가보니까 생각보다 좋았다. 학교 건물 안에서는 핸드폰 사용하지 않게 해서 불편했다. 물꼬에는 텔레비전이 없어서 심심했지만 자연을 많이 느끼고 간다.

두 번째날부터 물꼬에서 달골까지 걸어서 다녀는데 많은 것을 보고 체험을 했다. 밤에는 반딧불이를 보고 낮에는 자연 딸기 오디 등을 보면서 다녔다.

달골에서 내려오는 산길에는 양쪽에 풀이 많다. 그중에 큰 게 많았는데 뽑고 싶었다. 그 이유는 내가 일주일 동안 큰 풀을 많이 뽑아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수행을 하고 계시다. 그래서 단식 7일 등 하면서 일하고 밥을 해주셨는데 너무 대단하신다.

우리도 아침마다 수행을 한다. 대비를 백배 올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일주일 동안 했는데 땀도 많이 나고 몸이 가볍고 개운했다.

선생님이 단식을 하면서 밥을 할 때 옆에서 주방보조를 했다. 직접 야채를 키워서 하는 거라 싱싱했다.

물꼬 오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자연은 우리에게 소중함을 주고 자연은 우리에게 위로를 해주고 자연은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내가 벌레를 많이 죽었는데 선생님 말씀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전자 기계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느꼈다.

아침마다 수행드리면서 몸이 가볍웠다는 것을 느꼈다.

1년에 한번씩은 와서 몸과 마음을 비우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2.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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