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8. 쇠날. 비

조회 수 1006 추천 수 0 2012.06.12 10:32:32

 

 

새벽부터 축축하게 내리던 비가

아침에 이르자 굵어졌고

점심을 지나면서는 무슨 비가 창대비처럼 내립니다.

고맙기야 하지요, 오래 가물었으니.

그래도 달골 막바지 이불빨래와 베갯잇을 마저 정리하고 가자니

볕이 아쉬운 게지요.

하늘이 하는 일 뭐라 그러면 안 된다, ‘무식한 울 어머니늘 그러셨는데...

 

달골 창고동의 데크 한 부분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받치고 있는 나무가 썩고 그 위의 나무가 내려앉은 거지요.

넓은 부분도 아닌 아주 적은 면적에 불과하지만,

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나 딱히 할 사람이 있는 상황도 아니고,

시간이 흐를수록 부위는 넓어질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가 그러하듯이.

목수 안명헌샘께 전화 넣습니다.

여러 해 류옥하다의 도서관 서예 동문이셨고,

그 인연으로 고래방을 해를 걸러 두 차례나 바닥을 고쳤던 분이십니다.

단단하게 일을 퍽 잘하시지요.

봄이 오고 공사로 이곳저곳 바쁘신 줄 알고 드린 부탁인데도

6월 빈들모임 직전 이틀 가운데 하루 걸음 하시기로 약속하셨더랍니다.

고맙습니다.

 

직접 가야지요, .”

이런 날은 나갈 짬이 쉽지 않는데,

읍내 농협에 직접 가서 처리해야할 일이 생깁니다.

독일·스웨덴을 2주로 다녀오면 무효화되어 손해를 봐야 하는 일이라

은행 업무 전까지 좇아갔다 오지요.

일의 속성은 늘 그런가 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한꺼번에 오거나.

 

아이의 서평 하나가 인터넷뉴스매체 편집부랑 조율을 하고 있었습니다.

글이 좋다고, 아마도 메인에 실으려고,

글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오후 내내 통화를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최종, 글이 올라가지 못하고 맙니다.

블로그에 올린 게 문제가 된대네...”

지우면 안 되냐 물었더니

벌써 한 달이나 되어 이미 많은 이들이 보았을 거라 했답니다.

중복 게재해도 된다고...”

되는데, 동시에 해야...”

일이 그리 되었던 겁니다.

아이의 실망.

그런데, 네 글이 그만큼 가치 있다는 걸 증명한 과정이 됐잖아!”

엄마가 읽던 책을 아이가 책꽂이에서 뽑아 읽고 썼던 글이었습니다.

아이의 글이 날로 다듬어지고 있습니다(깊어진다고 하기는 아직 무리일 테지만).

생각이 그리 정리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테지요.

산골에서 홀로 공부하는 아이에게 유일하게 하라는 게 있다면 바로 글쓰기,

아이는 그렇게 차곡차곡 제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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