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샘이 젤 만만해요

조회 수 1265 추천 수 0 2004.07.30 16:34:00

일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움직임을 갖고 있는가를
여러 식구들이 다 살펴주면 좋겠다 싶어
오늘은 늘 교무실에만 있는 상범샘한테
일시간 대장을 부탁했더라지요.
교무실에서 다른 일을 보다가 나가니
상범샘이랑 운동장에 흩어져 풀을 매고 있는데
한 녀석이 빈둥거렸겠지요.
상범샘의 호통이 이어집니다.
"가방을 싸든가, 풀을 뽑든가..."
그 왜 제가 잘 하는 엄포있지요,
"길은 두 개 밖에 없어, 먹든가, 아니면 굶든가"하는 식.
뭐 그러면 대개는 가마솥방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해결되지요.
길은 두 개 밖에 없으니까, 늘.
죽든가, 아님 살든가.
어쨌든 호미들고 아이들 곁에 앉으며
"이야, 무섭다, 봐라 봐, 그래도 내가 젤 안무섭다니까."
생색을 냈더랍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근 선수 얼른 옳다구나며
"맞아요, 그래도 옥샘이 젤 만만해요."
하더이다.
이녀석들 멀찌기 있다가 한놈 두놈 제 앉은 자리로 몰려들더니
너도 나도 가까운 체를 하는데,
그렇데요,
눈물 뚝뚝 떨구도록 매섭게 하는데도
그걸 무서워하며도 가장 가까이 느껴준다 싶어 가슴이 쏴아 합디다.
"아이구, 더워라, 절루 좀 가 봐."
그러면 더 앵기는 녀석들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374 2019. 8.28.물날. 흐림 / 고무신 옥영경 2019-10-11 520
1373 2023.10.25.물날. 맑음 옥영경 2023-11-07 519
1372 2021. 1.13.물날. 맑음 옥영경 2021-01-27 519
1371 2020. 3. 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4-08 519
1370 2023.10.28.(흙날) ~ 29(해날). 대체로 맑음 / 10월 빈들모임 옥영경 2023-11-07 518
1369 2020. 4. 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5-27 518
1368 2020. 3.27.쇠날. 흐린 속에 부슬비 가끔 옥영경 2020-05-06 518
1367 산마을 책방➁ 닫는 날, 2019. 8.25.해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518
1366 2022. 5. 6.쇠날. 맑음 / 동학농민 무장기포지와 ‘책마을 해리’ 옥영경 2022-06-14 517
1365 2020. 3.10.불날. 비 옥영경 2020-04-12 517
1364 2023.10.31.불날. 맑음 옥영경 2023-11-12 516
1363 2023. 8.19.흙날. 구름 꼈다 맑음 / 2023 멧골책방·1 여는 날 옥영경 2023-08-21 516
1362 ‘2023 연어의 날’ 닫는 날, 2023. 6.25.해날. 밤 비 옥영경 2023-07-26 516
1361 2022. 2.12.흙날. 맑음 옥영경 2022-02-24 516
1360 2022. 1.25.불날. 가랑비 옥영경 2022-01-31 516
1359 2020. 1. 6.달날. 비 옥영경 2020-01-20 516
1358 2023. 8.28.달날. 흐림 옥영경 2023-09-05 515
1357 2024. 4.11.나무날. 맑음 / 화전놀이 옥영경 2024-04-23 514
1356 2024. 2.10.해날. 힘찬 해 / 설 옥영경 2024-02-13 514
1355 2023. 8.31.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3-09-06 51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