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한 주, 공동체 아이 류옥하다는

조회 수 1541 추천 수 0 2004.08.05 19:33:00

24-5일 대구 넘어가서
물꼬를 방문하거나 계절학교에 다녀간 적이 있던
또래아이들 인욱 세찬이 병욱이들과 신이 났더라지요.
욕실에서 물놀이도 잘하고 뒤섞여 잘 놀다가
그 끝판에 기어이 싸움이 났다지요.
"왜 '내가' 사과해야하는데?"
세찬이가 먼저 때려서 저도 때린 거라고
류옥하다 아주 화가 단단히 났는데,
마침 며칠 전에도 바로 '내가' 왜 해야 하냐 따지다가 혼이 난 참이더이다.
"아는 사람이 하는 거지, 먼저 느낀 사람이 하는 거야."
'내가' 해야지요.
아픈 사람이, 아는 사람이 움직이는 거지요.
그래도 말이 좀 되니
그예 가서 그러데요.
"니가 때리니까 나도 화가 나서 그랬어.
그래도 때린 건 잘못했어, 미안해."
논두렁 보라샘이 어찌나 다 받아주시던지
저 예뻐하는 줄 알아 더 멋대로(자기는 기어코 '맘껏'이라지만)였던 길이었지요.
26일엔 흙으로 그릇을 빚으러 다녀오고
27일엔 뭔댄스를 배운다는 엄마를 따라 갔는데
거기서 갑자기 뒤에 앉았던 류옥하다의 노랫소리에
모든 이들이 눈 휘둥그레졌답니다.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흐르는 노래 가운데 '남행열차'있었던 게지요.
우리 아이들이, 즐기는 노래 다섯 손가락에 안든다면 억울해할 노래지요.
애를 이상한 어른 문화 안에서 키우는 것만 같애서
얼굴 빨개졌더랍니다.

나들이 나가던 류옥하다가 뒷자석에서 문득 던집니다.
"저는 세상에서 엄마를 젤 사랑해요."
"그래?"
"어, 아빠는 나를 젤 사랑한다 했는데,
맞아, 저는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둘이예요,
엄마, 아빠."
한참을 더 가는데 갑자기 엄마를 부릅니다.
"저는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세 사람이야!"
'젊은 할아버지? 상범샘? 으음...아하, 고모.'
확신을 하면서도 자기가 말하고파 한단 생각에
누구냐 물었겠지요.
"나 자신!"
이야 이제 그런 얘기를 할 때가 됐나 봅디다.

한날은 아빠랑 있었던 일입니다.
좀 씻으라 했는데 세숫대야 앞에서 꼬물닥거렸겠지요.
"그 물 버리고 헹궈."
"버려?
엄마 아빠는 달라.
아빠는 깨끗한 물인데도 버리라 하고
그리고, 엄마는 깨끗한 물이라서
그 물로 한 번 더 씻으라 하고..."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런데도 엄마 아빠는 왜 짝을 골랐을까(되었을까),
그래도 하는 짓은 다른데?"
혼자 계속 중얼거리더라지요.
"엄마는 (뭐든)만들어주니까 좋고
아빠는 그냥(뭘 해주는 게 없어 딱히 할말이 없어서?) 좋아."

30일은 저가 아주 사랑하는 큰고모를 만났고
31일엔 임하댐 내려다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 간 길에
울 나라에서 젤 크다는 용계은행나무를 보고 지례예술촌에 들러 노닐었지요.
8월 1일엔 외할머니댁 가서
산자락에 만들어놓은 커다란 수영장에서 빠져나올 줄을 몰라했지요.
2일 아침엔 저도(류옥하다) 계절학교 가방 싸느라고
부산하게 왔다갔다 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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