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흐려지는 하늘.

장마전선 북상 중이라나요.

 

늦은 아침, 해건지기를 합니다.

한 이틀 찾아온 볕으로 몸을 많이 옴작거렸던 때문인지,

날 물기 있어도 덥기 한창이었던 기온 탓인지

오늘은 종일을 정신을 못차리겠는 겁니다.

저녁답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몸이 가눠지는.

 

간장집과 고추장집 창문 비닐을 이제야 뗐습니다.

쓰고 있지 않으니 버려둔 거고,

눈은 가끔 갔지만 다른 일들 하다 그만 잊기 자주.

계자 할 때는 써야 하니 준비를 해야지요.

소사아저씨는 고추밭 옆 도랑둑과 닭장 둘레 풀들을 정리하네요.

 

두고 봐야겠지만,

이 정부는 드디어 산골 사는 우리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실, 사실인지 아닌지 그 진실은 모를 일이나.

물꼬가 그 한계에 이르렀을지도 모르는.

IMF에도 이 삶은 그게 무언가 싶더니

이 여름 계자 신청이 더디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라든지 공부 계열은 미어지고

노는 계열엔 한산하다는 소식 여러 편에 듣고 있던 참.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신청이 이어지고 있지요.

예년 같으면 첫 일정은 벌써 차고 넘쳤을 것.

정말 왜 그걸 모를까요, 잘 쉬어주어야 다음을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그 잠시를 못 보느냐 말입니다.

방학만큼은 좀 쉬었다 갑시다요!

 

오늘은 잘랄 앗 딘 알 루미의 시가 내내 맴돌았습니다.

봄 다 가고 여름 어느새 와버렸는데,

장마 지고 억수비 자주 내리꽂는데,

루미의 시는 어쩌자고 이토록 꼬리가 긴지...

 

봄의 과수원으로 오세요

꽃과 촛불과 술이 있어요

당신이 안 오신다면,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당신이 오신다면

또한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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