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12.나무날. 밤비

조회 수 1157 추천 수 0 2012.07.21 03:04:27

 

“벌이 왜 이리 많노...”

다들 벌이 없다고 난리인데

여기는 어째 그리 많은지

아이들 오면 신경 쓰이기 더할 것이라

오늘은 고래방 뒤란 벌집들을 떼어냈더랍니다.

 

올해도 고추가 실합니다.

가까이에 귀농한 사람, 유기농의 꿈을 품고 농사를 시작했더랬지요.

그런데 한 해 농사 뒤 마을에서 가장 농약을 많이 치는 사람 되었습니다.

유기농 그거 아무도 하는 거 아니다마다요.

농약을 그만큼 안치는 대신 손발을 더 많이 요구하는 밭에서

아이도 소사아저씨도 씨름하는 날들입니다.

 

어제부터 경주에서의 봄학기 마지막 수업이 있었고,

고성에서 역시 봄학기 마지막 수행모임이 있었습니다.

갈 때마다 묵는 갈천샘 작업실,

이른 아침엔 그예 냉장고를 청소하였지요,

장마를 잘 지나는데도 도움이겠다 하고.

그리고 사람들을 위해 과일을 좀 사들여놨습니다.

갈천샘은 또 그게 고맙다고 굳이 전화를 주셨지요.

서로에 대한 고마움, 좋은 관계의 기본일 것.

 

영동으로 돌아와 역에 차를 대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아이는 읍내에서 제 볼일을 보고 대해리로 들어갈 테지요.

남산 문학의 집에서 저녁 7시 문학콘서트가 있습니다.

시인 이생진 선생님의 순방에 인사동 시낭회로 답방을 했고,

거기서 오늘로 다음 만남이 계획되었던 것.

현승엽 선생님, 아리샘 철욱샘, 선배들 상찬님 경란님 은식님 덕묵님

모다 한 자리에 모였더랬지요.

미처 당도하지 못했던 주훈님, 승호님, 충령님이었으나

모다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훌륭한 콘서트였고,

인사동의 충분한 술렁임이었네요.

 

문학나눔 콘서트는 이생진 선생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시작으로

김유진의 소설 <숨은 밤>과 박범신 선생의 소설 <은교>가

'시간 혹은 홀림' 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소설을 영상화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과 언어의 함축적 표현, 등장 인물간의 행동 개연성이 명쾌했다. 특히 군더더기 없는 대사 연결은 단정하면서도 집중력 있는 '성경선버전 은교' 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배우 남명렬의 이적요는

소설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주었지요.

서지우 역의 홍서준 배우도 눈에 띄었습니다.

콘서트 뒤 인사들도 나누었지요.

김유진 작가가 직접 읽은 작품 몇 줄은

<'숨은 밤>을 정독하고 싶다 바람들을 갖게 했더라나요.

 

아 름 다 운 밤!

그리고, 꽂히듯 비가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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