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18.물날. 비 긋고

조회 수 937 추천 수 0 2012.07.28 00:03:03

 

이른 아침 닭장을 들여다보니 새로 태어난 병아리가 일곱.

봄에만 그렇게 태어나는 줄 알았는데.

 

새벽 차로 희진샘 나갑니다.

지난 해 봄 석 달을 예서 보냈던 그가

여기서 돌아가 힘이 많이 생겼는데

그 힘이 어디서 난 걸까 했더니 이곳 다시 와서 알았다고,

여기서 보낸 시간들 덕이 아니었나 싶다고.

고맙습니다.

“또 오소.”

서로 그리 힘이 되면 얼마나 좋은 일인지요.

 

초복이라고 마을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소사아저씨 다녀오셨지요.

거나해지면 목소리 높아지십니다.

기분 좋게 고단함을 풀고 오셨나 봅니다.

 

그제 들어왔던 집안 어르신은

무성한 풀과 일에 걸음을 차마 못 떼고

다시 하룻밤을 묵으셨고,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고구마밭을 매고 줄기를 따 벗겨주셨습니다.

추적이던 비가 멎어주어 일을 도왔네요.

 

귀농모임 한분이 이웃마을 저 깊이 연못가에 카페를 연지 한참,

모임에서도 가고 다들 다녀들 왔으나

거기 한번 걸음하기가 어렵더니

마침 차를 덖는 송남수샘이 의논할 일 있다시기 게서 만났습니다.

“진짜 선남 선녀에서 곱게 나이든 사람들이 하는 거네!”

주인장에서부터 어여쁜 집이었지요.

송남수샘이 표일배가 깨졌다 하니 주기도 하셨네요, 표고버섯덖음차도.

지난 봄학기 아이들과 차를 덖으며 찍었던 사진을

이제야 건네 드렸습니다.

구름마을에서 하는 풀쌈축제와 문화활동을 엮어 판을 만들면 어떻겠냐

머리를 맞대자는 것인데,

물꼬는 안으로 더 들어가고 싶은 날들인데

밖에선 자꾸 물꼬를 끌어냅니다요...

 

밤, 비 다시 내립니다.

 

참, 집안 어르신을 역에 모셔다드리느라

사흘을 머물다 가는 한 대안학교 아이들 나가는 건 못 보았네요.

아래는 아이들이 나서며 남긴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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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오랜만에 와서 같이 놀고 인사하고 보니까 좋았어요. 또 오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다운: 맨 처음에 왔을 때 좋은 추억 남기고 예전 기억 다시 생각하러 왔는데, 옥샘이 억지로 왔다고 했을 때 좀 실망했어요... 그래도 좋은 추억 남기고 가요! 잘 지내세요.

 

진하: 진짜 이곳은 변한 게 없는 것 같애요. 물론 옥샘이나 하다, 젊은 할아버지까지... ‘왠지 나만 변했나?’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예의차 방문 그리고 놀러온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기대보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예전 추억도 다시 떠올리고... 잘 지내다 가요.

 

강유: 오랜만에 다시 와보니 100일학교 생각도 나고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다시 오고 싶어요!

 

선재: 2박3일동안 또 즐거운 추억거리 만들어가요! 또 놀러와서 더 좋은 추억 만들까요? 하하 건강하고, 즐겁게 다녀가요! 감사해요!!

 

진현: 저만 처음 와서 좀 많이 어색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 잘 맞아주시고 잘 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추억을 같이 공유했으면 하지만 100일학교를 가지 않아 공유를 못했던 부분이 아쉬웠지만 재미있게 다녀갑니다. 소중한 추억도 몇 개 만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유: 정말 여기 다시 올 줄은 몰랐습니다. 일단 다시 와서 매우 기뻤습니다. 이렇게 1년마다 1번씩 계속 오고 싶습니다. 옥샘이 끓여주신 된장국은 또 먹어보고 싶습니다.

 

다형: 옥샘 다형이에요. 1년만에 다시 왔는데 너무 반가웠고 다음에 뵐 땐 더 성장해 올게요, 하하. 하다도 옥샘도 젊은 할아버지도 다들 1년전 그대로고 물꼬도 1년 전 그대로여서 더 반가웠어요. 자주 여기 와서 옛날 얘기도 하고 추억을 나누고 싶어요. 안녕히 계세요.

 

승기: 옥샘 안녕하세요, 저 승기예요. 저희가 여기 와서 일도 별로 못 도와드리고 말도 잘 안듣고 공간도 드럽게 써서 죄송해요. 여기 오니까 100일 학교 추억도 생각나고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옥샘 안 늙으시네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하다도 잘 있어.

 

준: 1년이나 지났는데 거의 변한게 없으시네요. 달골에 못 올라가본 게 너무 아쉽네요. 그리고 왠지 다음에 올 때도 저만 변하고 이곳은 같을 거 같네요. 옥쌤은 정말 젊으셔요. 정말 춱춱(* 추억추억?)한 3일이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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