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20.쇠날. 갬

조회 수 1110 추천 수 0 2012.07.28 00:09:36

 

아침, 게으름 혹은 무기력을 밀고 청소를 합니다.

다 하지 못하면 일부 하면 되지요.

해놓고 나면 다른 일들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다마다요.

오늘 식구들과 짧은 아침모임에서도

정리가 가진 힘에 대한 이야기.

 

계자 닥쳐서가 아니라 계자 끝낸 뒤 하지 하던 것을

다시 계자에 이르러서야 하고 있습니다.

옷방 정리가 대표.

곳곳에서 보내왔던 옷들을 지난 겨울도 재활센터로 보냈고,

실제 쓰임보다 사람들이 오며가며 헤집어둔 것 정리하는 것으로 더 일인

허드레옷들을 이 여름 앞에도 또 좀 내기로 했습니다.

차츰 이 큰 살림 구석구석을 그리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사를 가든 계속 살든 필요한 일이니.

 

주초 사흘을 다녀간 아이들 가운데

한 아이 어머니가 산골서 귀한 건어물들 챙겨 보내주셨습니다.

안 그랬음 서운할 뻔하였어요, 하하.

고맙습니다,

살림을 살펴주시는 그 마음, 늘 고맙습니다.

 

어제 kbs의 ‘생생정보통’ 방영 뒤 바로 이어 촬영의뢰들,

mbc의 한 아침 프로그램에서는 시즌별로 촬영 기획서를 보내오고,

sbs에서도 한 꼭지를 하자,

kbs의 다른 프로그램에서 스튜디오 대담에 초청,

그리고 생생정보통에서 2부를 하자고 조르는 일들.

어렵겠지요.

우리는 원숭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물꼬가 잊히지 않을 만치만,

그래서 한 해 한 차례, 50분 다큐멘터리 이하로 원칙을 정하고 있지요.

2부 촬영이야 같은 프로그램의 후속이라 받아들이더라도

계자 전주이므로 이번에는 어림없을 겝니다.

계자 앞두고 이리 부산한 산골입니다려.

 

평소에 미처 손이 닿지 않았던 부분들을 청소하느라

저녁이 내리는 줄도 모르고 종종거리다

8시 한 심리상담학회 창립잔치에 들립니다.

가까운 곳이라 읍내 장 보러 나가는 길과 엮으며 되겠다 했던 거지요.

청소년 계자를 앞두고 하루 먼저 들어오는 경이랑 류옥하다랑 참석.

앞치마를 세 개 다 챙겨갔으나 음식준비는 끝나 있고

설거지도 각자 하고 있었네요.

같이 명상하다 놀다 돌아왔더랍니다.

 

경이는 지난 겨울도 옷정리이더니

오늘 밤도 그 일입니다.

한 차례 정리해둔 것들 속에서

덜어낼 것들을 냅니다.

“아무래도 더 꺼내야겠지?”

잘 쓰려고 받았던 물건들이 지나쳐 일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

과감히 꺼내서 다음 주 재활용센터 보내기로 합니다.

덕분에 홀가분히 둘만 한밤중 차를 마시기도 했지요.

품앗이고 새끼일꾼이고 와도 늘 일꼬리 길어 그런 여유가 쉽지 않은데

좋은 시간이었더랍니다.

아이이고 학생이고 동료이고 동지인 물꼬의 새끼일꾼들!

 

지리산 아래의 한 분교를 유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전해 듣습니다.

한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다루기도 했다 하고.

7월 26일 분교 전입이나 관심을 가진 학부형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계획 중,

오후에 1학년 어머니 한 분이 본교로 전학을 요청하셨다지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가슴이 막혀왔다.

... 방송은 관심도 유발했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또는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던 학부형들의 결정을 빠르게 만들기도 했다.’

통합이나 폐교가 악도 잘못도 아닌 줄 알지만 가슴에 통증이 일고,

모든 일정을 폐하고 몇이 그 일에 집중하고 있다지요.

그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왜 이 짓을 하고 있을까.

경쟁과 순위와 큰 것 중심의 세상에서

작고 약하지만 당당한 집단의 존재를 유지하는 일은

어쩌면 ‘마지막 가치’에 해당하는 일이다.

내 스스로 이 일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인 듯하다.

이 일과 관련된 숨소리 하나에도

자신 피부의 가장 가장자리가 파르르 떨리는 이유는

도대체가 그것 이외에는 있을 수가 없다.’

작고 여린 것을 지키는 마음, 그것이겠습니다.

물꼬를 지켜내려는 마음도 그런 거 아닐까 싶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436 2009.12. 3.나무날. 맑음, 눈처럼 내린 서리 옥영경 2009-12-15 1119
4435 2009. 1.26.달날. 날은 맑으나 또 눈 옥영경 2009-02-05 1119
4434 2008. 5.27.불날. 맑음 옥영경 2008-06-09 1119
4433 156 계자 이튿날, 2013. 8. 5.달날. 맑다 소나기 지나고 갠 하늘 옥영경 2013-08-09 1118
4432 2012. 3. 2.쇠날. 새벽에 내리기 시작한 봄비 오전 내내, 그리고 밤 흐린 달 옥영경 2012-04-06 1118
4431 2011.11.28.달날. 흐림 옥영경 2011-12-16 1118
4430 2011. 3. 8.불날. 맑음 옥영경 2011-03-15 1118
4429 예비중 계자 이튿날, 2011. 2.25.쇠날. 맑음 옥영경 2011-03-07 1118
4428 2010.11.15.달날. 맑음 옥영경 2010-11-25 1118
4427 2010.10.16.흙날. 맑음 옥영경 2010-10-26 1118
4426 2008. 8.26.불날. 맑음 옥영경 2008-09-15 1118
4425 2008. 6. 5.나무날. 비 부슬거리는 아침 옥영경 2008-06-23 1118
4424 2007.10.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0-29 1118
4423 2017.12.30.흙날. 뭔가 올 듯 흐리더니 하오 눈발 얼마쯤 옥영경 2018-01-23 1117
4422 2011. 7. 5.불날. 맑음 옥영경 2011-07-18 1117
4421 2009. 3. 1.해날. 맑다가 흐리네 옥영경 2009-03-11 1117
4420 149 계자 사흗날, 2012. 1. 3.불날. 흐리다 갬 옥영경 2012-01-08 1116
4419 2008. 2.10.해날. 맑음 옥영경 2008-03-05 1116
4418 106 계자 닷새째, 8월 12일 쇠날 썩 맑지는 않으나 옥영경 2005-09-06 1116
4417 2011. 1. 1.흙날. 가끔 흐린 / 142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1-01-04 11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