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름 청소년 계자 갈무리글

조회 수 1111 추천 수 0 2012.07.28 00:17:40

 

다음은 청소년 계자를 끝내고 다녀간 이들이 남긴 짧은 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이해를 위해 띄어쓰기는 더러 손을 댄 곳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옮겼지요.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글을 옮긴 차례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으나

청소년은 앞에, 깍두기로 온 6학년을 그 다음, 품앗이일꾼은 끝에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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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해온:

종합해서 이번 계자의 느낌을 말하자면, 내가 했던 그 모든 계자들 중 가장 좋았다. 왜 일반계자는 잘 안 오는 아이들이 청소년계자나 몽당계자에 오는지 이유도 이해가 가고, 어떤 쌤이 했던 일반계자보다 청계가 더 재밌다는 말도 일리가 있어보이고, 첫날 했던 ‘일’은 처음이었고 그래서 나름 운동을 했고 내 체력이 좋다고 자부하고 있었건만 일 앞에는 기도 못펴다니 내일부턴 운동 더 열심히 할 거다. 넌 내 자존심에 스크러치를 줬어. 여하튼 계곡은 뭔가 당연했지만 저녁 먹은 이후의 활동들은 내 생각을 좀 정리하게 해줬고 더 많은 생각을 끌어안게 만들어줬다. 정말, 학교에서 이런 시간이 있다면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많은 갈등은 없어질 거다. 확신할 수 있다. 또 산책과 잠, 아침엔 부러질 거 같은(사실 허리 척추에 못 박혀있는 줄) 허리를 붙잡고 백배를 했다. 애들과 자주하던 농담에 많이 나오는 소재라 올ㅋ(* 무슨 말인지? “올ㅋ”) 이러면서 했는데 그 농담은 쉽게 하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다신 백배소리 안할 거다.

이 글은 아마 지금까지 내가 쓴 글 중 가장 술술나오고 길게 쓴 글일 거다. 집에 가는 게 아쉬워지려한다.

 

10년 인영:

물꼬는 이제 내 제 2의 고향 같은 곳이다.

특히나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처음으로 온 물꼬에서의 1박2일이라 반년동안 힘들고, 스트레스 쌓였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스르르 녹는 느낌이였다.

어제 실타래 시간에 내 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오갔다. 내가 진정 행복한 게 삶의 중요한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물꼬가 고맙다.

 

9년 경이:

저는 하루 일찍 와서 옷정리를 도왔습니다. 잠을 잘 못 자서 피곤했는데 사람들이 오니 기운도 생기고 너무 행복했어요. 이번에 계자를 같이 못해서 많이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고 이번 계자를 제 발 저번 겨울 계자보단 잘 돌아가는 계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옥쌤이랑 얘기 많이 나눠서 정말 정말 좋았어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8년 수연:

처음 청소년 계자에 온 이유는 새끼일꾼이 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정을 거칠수록 내 자신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일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배움 받고 도와주고 했던 그 시란들이 좋았다. 이 시간들 덕에 나는 조금은 스스로 일하는 힘이 길러진 듯한 느낌이였다. 다 같이 방에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그 시간들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됬다. “김수연”이라는 존재가 물꼬에 힘이 됬음하는 바램을 품게 되는 계기였다.

 

8년 세훈:

이번 청소년계자는 다른 계자 때보다 알찼던 것 같다. 확실히 내가 아이의 신분으로 계자를왔을 때와는 색다른 느낌이고, 색다른 대접을 받았다. 아이 신분일 때는 새끼일꾼이라는 것이 참 만만하고 수월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번 청소년계자를 통해 살짝 새끼일꾼을 맛보고 나니, 이때까지 내가 아이일 때 보아왔던 새끼일꾼, 품앗이 누나, 형들이 참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물꼬는 항상 그런 것 같다. ‘그냥 좋은 곳’ 어떻게 보면 청소를 하루종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행복하고 좋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물꼬에 와본 사람들은 설령 자기가 물꼬에서 청소만 하더라도 물꼬에서 행복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번 청소년계자, 새끼일꾼으로써의 준비뿐만이 아니라 나의 삶을 돌아보고 목표를 세우게 하고 내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해답을 준 계자인 것 같다.

 

10년 가람:

또 습관처럼 물꼬에 왔다.

이번 청소년계자는 인원이 너무 많아서 이전 계자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였다.

좋은 점도 있었지만 물꼬의 주축을 이루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인지 사람은 많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이였다.

그래도 모두들 재밌게 놀고 재밌게 배우고 가는 거 같아, 짧은 시간 알차게 보냈다.

다시 만나야겠다.

 

8년 성재:

처음 4학년 대 애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제 나도 새끼일꾼이다.

이번 청소년 계자 때 한 모든 것들이 다음 계자에 나에게 뼈와 살이 될 것이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꼬마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챙겨주는 건데 내가 낯가림이 조금 심해서 그런 것이 걱정된다. 하지만 앞으로 새끼일꾼을 하려면 이런 오점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

(1박2일동안 재미있었고 여름 계자 때 새끼일꾼으로 오고 싶다.)

 

8년 진현:

8월 2일날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나에게는 기억에 남을만한 계자였다.

올해부터 새끼일꾼 할 수 있는데 해보지도 못하고...

너무 아쉬웠다.

이번 청소년 계자에서 절망이나 행복에 대한 여러 사람의 의견도 들었고 나 스스로도 그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절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절망 앞에서는 힘들지만 그 절망을 넘어서고 나면 더 성장한 나를 볼 수 있다.

누구나 절망을 모두 다른 형태로 만나겠지만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가장 가까이 있지만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잃고나면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번 계자는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그것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난 물꼬가 좋다.

 

8년 예슬:

2학년 겨울인가 마지막으로 오고 안 온 거라서 왔을 때 무지하게 낯설고 어리둥절하고 그랬다.

그것도 쫌 있으니 괜찮아졌는데(그러내까 장소에 대한 낯설음) 사람들에 대한 낯섬은 꽤 오래 갔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친해서 똘똘 뭉쳐있어서 끼어들어갈 틈도 없었다. 아, 어쩌면 내가 용기가 안난 것 같다. 저녁되서 그때 그래도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쩔수없이 역시 친한 사람들은 친한 거였다. 아 친해지면 무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친해지리 모르겠다. 그래서 아쉽다. 1박2일이 아니고 좀 더 길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처음보다는 친해진 것 같아서 조다.

계곡에서 신나게 놀고 싶었는데 옷이 여의치 않아 맘껏 놀지 못했다. 그리고 밥 무지하게 맛있었다. 야참이 제일 맛있었다. 또 마음나누기 아니, 함께 얘기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지만 엄청 좋았다. 찬물샤워도 나름 좋았다. 늦게 자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어서 재미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다음에는 더 친해지면 좋게다.

글이 두서가 없네.

 

8년 현진:

6개월 만에 다시 온 물꼬...

하지만, 꼭 처음 보는 곳 같다. 새로운 분위기, 처음 듣는 말들...

더 이상 내가 아이로써 여길 올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홀가분하다.

이번 계자에서 일들은 많이 해낸 것 같아서 기쁘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새끼일꾼이 될 수 있을까, 된다 해도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일까? 고민이 된다. 괜히 내가 와서 폐만 끼치고 가는 것은 아닐지도 걱정되고...

이번 계자에서 좀 힘들었다. 일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잠도 너무 늦게 잤고, 그래도 일은, 물꼬에서 좋은 도움 많이 준 것 같아서 좋았다. 보람도 느꼈다. 또, ‘실타래’ 시간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좌절의 순간, 그리고 극복t극복가는 방법’이 주제였는데, 이야기가 활발하게 이어가져서 결국 ‘나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까지 흘러갔다. 정말 고인이 많은 것 같다. 또, 이런 고민을 서로 나누어보니 힘이 되고 좋아.

난, 이번 계자가 온전히 새끼일꾼으로 붙기 위해서 보이는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옥샘 앞에서만 일하고 칭찬받고... 이러기도 싫고. 이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뒤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것... 그게 진짜 ‘일꾼’이니까!

 

12년 인건:

처음 기차에서 참가인원이 25명 정도 된다 그런 말을 들을 때 옆에 가람이나 가온이는 사람이 많다고 중얼거릴 때, 저는 그 이름을 언제 다 외우나 걱정부터 했습니다.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더 좋겠지만, 이름을 다 못외웠어도 관계에는 지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하나하나 외우면 될테니까요. 정말 아쉽단 이야기 밖에 안나옵니다. 1박2일은 너무 짧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 계자에 가도 마지막날 같은 말을 하겠지요.

사람을 키우는 학교에 정말 후회없이 몸담을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8년 효민:

처음에 현진이 소개로 물꼬라는 곳을 접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별로.... 시큰둥 했었다. 방학도 짧은데 더 바쁘게 꼭 거길 가야 하나... 하고. 얼마후 생각이 바뀌었다. 어차피 거길 가던말던 똑같이 주말은 지나갈 텐데...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맛다 해서 신청하고 왔다. 와서 밥먹고 여러 가지 하고 일을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농땡이 피우고 싶은 마음이 용암 솟구쳐오르듯이 차올랐지만 양심에 찔려 계속했다. 계곡에서 놀고 밥먹고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졸렸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배고프고 졸린건데... 졸린 것을 참고 계속 정신차리고 있었더니 정말 좋은 말들이 들려왔다. 모두 다 기억할 수 없지만 가슴에 묻어둘만한 그런 좋은 말. 그런 게 좋았다. 재미있었지만 다음에 또 한다면, 그땐 좀 생각해봐야겠다.

 

10년 여진:

1박 2일동안 참 재미있었다.

저번에 만났었던 사람들이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물론 새로운 뉴페이스들이 와서 와 ‘물꼬 용량이 더 많아졌네’ 생각을 했었다.

... 사실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어제 새벽에 산책 갔다 오는 길에 인건이 오빠, 세훈이가 우리무리를 놀래켰었는데 난 솔직히 인건이오빠 때문에 놀란(비명까지 질렀었다. 아주 하이톤으로) 상태였고 설상가상으로 세훈이가 나에게 부딪혀오면서 놀래켜 마치 간이 뚝 떨어지고 심장이 멈추는 줄알았다. 그래서 그만 세훈이를 한 대 때리고 말았다.

세훈아, I'm so sorry.

 

8년 희선:

작년 여름 물꼬에 왔을 땐 중학교 1학년이여서 별로 일도 많이 하지 않았고 재미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많이 하고 갔었다. 이번에 청소년계좌 오기 전에도 작년처럼 재밌는 일도 많이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오자마자 밥먹고 일하고... 마늘을 깠는데 손에서 아직도 마늘냄새가 난다. 아무튼 새끼일꾼이 되려면 이런 일들도 맡아서 끝까지 해내야하겠구나 라는 생각에 약간 부담도 됬다.

작년에 처음 왔을 때 경이언니가 고작 나보다 한 살 많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아이들도 재밌게놀아주고, 일도 열심히 도와주고... 언니를 보고 과연 내가 내년엔 경이언니처럼 잘해낼 수 있을까, 했다. 그래도 암튼 나도 경이언니를 본받아서 새깨일꾼 일들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

 

8년 수현:

1박2일동안 물꼬에서 생활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다.

풀을 뽑을 땐 정말 땀이 주르륵 흘르면서 열심히 풀을 뽑았다.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만 힘든것은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풀을 뽑았다.

더워서 죽는 줄 알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물꼬에 오면 정말 열심히 일하고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집에 가면 내가 스스로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해야겠다. 물꼬의 단점은 화장실이 너무 무섭다. 화장실이 푸세식이어서 보지도 못했던 저 밑땅속에서 그게 훤히 보이는 곳에서 볼일을 보다니... 정말 무서웠다... 그래도 물꼬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해볼 곳도 없기 때문에 무서운 그 긴장감이 더 재밌는 것 같다. 나중에 새끼일꾼이 된다면 이것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해서 힘들것 같긴하다... 그래도 그런 경험도 해보면서 열심히 일해봐야겠다!!

 

7년 가온:

청소년계자는 난생 처음 와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곳에 올 때 기대를 많이 하고 왔다. 물론 아는 사람도 많아졌고, 오랜만에 주말다운 주말을 보냈다.

하지만 지루했던 면이 꾀있었고 졸려서 집중이 잘 안됬다.

벌써 떠나지만 아직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지 못했다.

그래서 좀 아쉽고 사람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계자는 불만족이다.

하지만 알찬 1박2일이었다.

 

12년 윤지:

물꼬자체에 온 게 1년만이라 너무 그리웠었는데, 물꼬에 있는 그 자체가 행복이였습니다.

이번 청소년계자에선 새로운 사람들도 많았고, 오래만에 보는 사람이 많아 반가웠습니다.

대체적으로 다들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맙고 좋았는데, 왠지 모를 아쉬움이 크네요.

저부터... 이번 청소년계자를 통해서 다음 계자를 할 때에 대한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였습니다.

좀더 저에게 후회도 되고 좋은 계기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조금 더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 값졌습니다.

사랑합니다.

 

8년 현아:

이틀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점 친해가면서 즐겁기도 했구요.

처음에 옷방에서 일을 했을 때 우리 수연이와 저를 보필해주던 경희언니도 존경스러웠구요. 힘이 들기도 하였지만 보람찬 것 같았아요.

이렇게 땀을 빼고 계곡에 갔을 때 물도 차가웠지만, 점점 친해지는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저녁에 다들 모여앉아 자기의 이야기를 하였을 때도 좋았고, 새벽 2시에 산책을 한다는 것도 처음 있던 일이라 당황했지만 즐거웠고 자는 시간에도 이야기하며 좋은 시간을 지낸 거 같아요.

오늘 아침부터 요가를 하는 거에 조금 당황했지만 하면서 몸도 개운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졌어요. 다음에도 한번더 들리고 싶을 만큼 재미있고 알찬 주말이었어요.

 

10년 해인:

3번째로 온 청소년계자이자 여름 계자는 2번째이다. 여름 더위를 너무너무 잘 타서 사실 오기 전에 많은 고민과 걱정을 주렁주렁 달고 기차에 올랐었다. 더울텐데... 아는 사람도 없는데... 하는 고민은 물꼬에 도착했어도 여전했다. 미리모임 때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일을 하면서 내가 쓸모있다는 것을 일로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항상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다.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속상했다. 이번 계자는 청계가 아니라 정말 계자 같은 가족의 분위기였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유독 더웠다는 7월 21일 토요일의 더위를 좋은 사람들과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상의 일부분인 물꼬가 나는 너무너무 좋다.

 

8년 수민:

1박2일동안 힘들인도 많았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는데 서로 갈등도 하고 협동도 하면서 너무 즐거웠고 2일이라는 시간이 그리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정말 보람찬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물꼬라는 말이 논에 있는 작은 시냇물 같은 거지만 그 물로 인해 노에 있는 벼들이 알맞게 자라나는 것처럼 나에겐 작은 체험이었지만 그 시간들로 인해 내꿈이 정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활동을 하고 난후에 하는 갈무리가 정말 많은 사람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서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8년 하다:

  와~ 드디어 8학년. 드디어 저 높은 곳에 있던 새끼일꾼에 진입했다.

  뭔가 새끼일꾼이 되면 누나 형들처럼 ‘펑’하고 뭔가 변할 것 같았다. 마음? 말솜씨? 배려? 행동? 어떻게 말해야할지 감이 안잡힌다. 어쨌든 나는 크면 내가 더 나아지고 새끼일꾼의 자격을 충당할 거라 생각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다른 새끼일꾼들과 관계도 원만하구...

  적응이 안된다. 몸은 크고, 목소리는 변하는데 말의 기술과 내 고질병들. 고쳐지지 않은 상태다. 나는 아직 성장하지 못했는데 아이들을 돌봐야 하다니 부담된다. 이때까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끼일꾼” 누나 형들을 보며 보살핌(?)을 받아왔는데... 진짜로 새끼일꾼 누나 형들이 존경스러워진다.

  사실 내가 이때까지 새끼일꾼 누나 형들한테 오만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특별하고, 이 일을 잘 안다는 이유로 너무 함부로 대하고 뭔가 자만(?)이 있었던 것 같다. 정말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노력해주는 모습을 봤어야 했는데...

  이젠 새끼일꾼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겸손해야겠다. 더 낮추고, 수정하고 고쳐서 정말 좀 진보했으면 좋겠다.

  첫 새끼일꾼 계자인데 너무 부족한 게 많았다. 더 많이 움직이고 받아들여도 어렵다. 진짜 새끼일꾼이 뭘까?

 

6년 관우:

8월 2일날 형아랑 나는 미쿡의로 떠난다. 미쿡으로 떠나기 전에 물꼬에 들러서 놀다 가서 기분이 좋다. 특히 물고에서 내가 낭송한 중국어 국어책 7과. 예전애도 내가 낭송한 적 있는대 그 때는 떨렸지만 물꼬에서는 그다지 안떨렸다. 그래서 기분이 매우 좋왓다.

 

품앗이 태우샘:

아, 아쉽습니다.

더 잘할수 있었고, 더 모범이 될 수 있었습니다만,

제가 너무 예민해져 있던 탓에 오히려 해만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중략)

아무튼 여러모로 아쉽고(태도나 행동, 그리고 춤명상의 부재요.) 짧지만 즐겁고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우고 가네요.

 

품앗이 재훈샘:

오랜만에 청소년 계자 와서 좋았고 전에 청계에 왔을 때보다 이번 청계가 제일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좋았고 매일 느끼는 거지만 물꼬 올 때마다 물꼬 오기 전 나의 모습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마음으로 들어와서 봉사를 하기도 하고 보람도 많이 느끼는 것 같고 그리고 왜 물꼬를 오면 상처가 날까? 라고 생각을 해봤다. 생각해보니 내가 물꼬에 왔다는 하나의 표식인 것 같고 영광의 상처라 아프진 않았다.

이번 청계에 만난 애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고 다음에 또 만났으면 좋겠다. 기쁘고 보람되고 즐거운 청계였고 모두들 애많이 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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