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골’,
이제는 포털사이트 지도에도 그리 표기되어 나온다지요.
마을 저 건너 산자락에 있는 물꼬의 부속건물이 앉은 자리입니다.
이름을 주고 그리 부르니 이제 두루 쓰이는 이름자 된 게지요.
달골의 ‘햇발동’과 ‘창고동’은
초기엔 아이들 기숙사로, 그리고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쓰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수년 안에 물꼬의 중심축으로 자리할 곳이기도 하지요.
2005년 건축가 양상현 교수님의 설계를 시작으로
오랜 세월 물꼬를 도운 이들이 벽돌이 되어 지어진 건물이고,
막바지엔 ‘49일 물구나무서기’라는 이름으로 수십 명이 역시 벽돌자금을 보태
2006년 봄부터 쓸 수 있었던 곳이랍니다.
그런데, 건물을 지으면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배수로 문제가 몇 해 동안 누적되어
이 가을 제법 큰 공사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작하자고 보니 일의 규모는 자꾸 불어나
진척도 없이 맴돌며 애만 태우고 있던 참,
일단 장비가 하나 먼저 들어와 흙을 걷어내기 사흘,
오늘도 늦은 밤, 건축·토목업자들과 회의(씨름이란 말이 더 옳을지도)가 있었더랬네요.
헌데... 뜻밖의 소식들!
물꼬가 무엇으로 살았고, 무엇으로 사는가,
깊이 곰곰이 생각게 하는 일들이 벌어졌지요.
산골에서 살아나가는 일에 지쳐있던 어깨를 가만히 안아들 주었던?
멀리 라오스에서 일을 시작한 서현샘이
마치 첫 직장 첫 월급을 타서 부모님께 사드리는 내복처럼
그렇게 물꼬 살림을 보태오더니,
어제는 곧 혼례를 올리는 소정샘과 호성샘이
혼례비용을 아껴 의미 있는 일에도 보탠다며
공사비용에 더하라 꽤 큰돈을 보내왔습니다.
물꼬가 살아왔던 날들이 그러하듯
다시 그렇게 기적을 시작해주고 있었지요.
살아라 살아라 살아라...
일이 어찌 되어 가냐 몇 통의 전화와 메일도 받았습니다,
허우적거리고 있는 시간들에 정신 번쩍들게 하는.
고맙습니다.
송구하나, 물꼬 논두렁 통장번호 올립니다.
농협 053.01.243806 자유학교 물꼬
어찌 그리 한결 같이 마음들을 쓰실 수 있는지요.
늘 고맙습니다.
어디나 그럴 것이지만 계신 곳도 더욱 풍성하시옵기.
2012년 9월 20일 나무날
자유학교 물꼬 절
최영미님 송유설님 안미루님 홍인교님 장선정님 류기락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김수진님 김아리님 박현정님을 포함한 여러 논두렁님들이야 한결같이 힘 보태고 계시구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