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참(공동체 식구들 돌아가며 여행 떠나는)에는
그냥 학교를 내리지키겠다던 젊은 할아버지였습니다.
이곳 공동체 오기 전에도
살아오며 집을 떠날 일 별로없이 산 어른이시지요.
그래서, 마치 세상 구경이라고 시켜드리듯
멀리 같이 가보자 싶은 마음 내내 가져왔더랍니다.
마침 여름방학 숙제 가운데 밤하늘보기가 있었지요.
물꼬 이름 팔아서
단체로 가야 한다는 제천에 있는 한 천문대에
식구 셋이 갔더랍니다.
여행을 다녀오던 길로 대해리 들어오자마자 보따리도 안풀고
다시 두 사람을 실어 달렸습니다.
겨우 일정을 시작하는 시간에 대였지요.
어느 교회에서 왔다는 열 여섯 식구가 있더이다.
류옥하다는 쩌렁쩌렁 울리도록 제 아는 것들을 늘여놓아
마치 물꼬가 대단히 많은 지식을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양 오해도 샀지요.
늦은 밤 못먹었던 저녁밥까지 얻어먹고
하룻밤 이틀을 보내며
달도 보고 별도 보고
꽃도 보고 새도 보고
돌도 보고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냥 오기 섭섭하여
(사실은 운전이 너무 힘들어 쉴 요량으로도)
충주호에 들러 두 사람은 유람선도 탔더랍니다.
겸손하신 어른과 함께 다니는 일이 얼마나 복이던지요,
말이 되는 아이랑 다니는 일이 얼마나 유쾌한 일이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