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6.쇠날. 흐리다 밤비

조회 수 1015 추천 수 0 2012.11.23 11:07:33

 

 

이른 아침 빵을 굽습니다.

엊저녁 아이들이 한 반죽입니다.

날이 차서 도대체 발효가 안 되더니 결국 밤을 넘기고 부풀었습니다.

짧은 2차 발효 뒤 3차 발효에서도 온도가 오르지 않아

반죽을 담은 성형기를 오븐 안에 넣고

끓인 물을 담은 그릇의 물을 계속 바꿔줍니다.

거실 수리 가운데 망가졌던 오븐 문짝이었습니다.

정상 작동하는지도 서둘러 확인해야했지요.

고솜한 빵내 온 집안에 돌았습니다.

다시 제 생활로 무사히 돌아온 오븐!

 

교무실 난로 설치.

드디어 남아있던 교무실까지 난로가 놓였습니다.

월동준비가 거개 된 거지요.

이제 관리가 관건.

그래봐야 물을 틀어두고 잠그는 것이 대부분일.

그런데 그게 보통일이 또 아닌 겝니다, 이 산골.

으윽, 겨울!

 

아이들과 옷방 정리 이틀째.

그제 아이들이 1차로 했던 걸 다시 세밀하게 확인하던 어제였고

아무래도 이 옷 다 못 다 입고 우리 생이 가리라며

그 가운데 재활용 센터로 보낼 것들을 다시 분류.

남을 옷들은 다시 안에 있는 상자로,

나갈 옷들은 밖에 있는 상자로 들어갑니다.

이번에도 계자 전 재활용센터 차를 부르려지요.

 

달골 공사는 이제 마무리라며(달포 가까이 들어왔던 말입니다),

사장과 인부 하나 아래 학교에서 해야 할 것들을 하러 왔습니다.

된장집 보일러실 망가진 파이프도 재료 구해와 교체해 주겠다하기 여러 날,

그예 그것도 하고,

교실 천장 내려앉은 한칸도 메웠습니다.

“오비끼로 평상 다리도 손 좀 봐주시지.”

공사에 끼워두었던 일이었지요.

좋은 날들 여럿 흘려보내고

또 이렇게 흐린 하늘 안고 와서 일을 하게 됩니다, 참...

구운 빵과 과일을 곁들여 차를 내고

수업을 하러 들어갔더랬지요.

 

위탁교육 닷새째.

요새 선생들의 적은 스마트폰이라던가요.

저녁 9시 이후에는 전화기를 내주었는데

이제 자정에 다시 전화기를 받습니다.

엊저녁은 새벽 2시가 넘어 되도록 전화기를 안고 있던 아이.

이튿날 일상이 순조롭게 시작될 리가 없지요.

 

인교샘,

빈들모임 참가비를 보내는 편에 달골 공사를 위해서도 좀 보탠다는 전갈이 왔더랬는데

오늘 통장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누군들 형편이 쉽겠는지요.

쉽다한들 그리 하기는 또 얼마나 수월찮던가요.

‘달골 공사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실 듯합니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항-상 같-은 마음...

찡한...

지난번에 최영미님도 그리 보태왔더랬답니다.

서현샘, 소정샘, 호성샘, 유설샘, 미루샘, 영미샘, 기락샘, 인교샘...

아리샘이며 연샘이며 한결같은 논두렁 분들...

모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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