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물날, 저농약 포도를 내놓습니다

조회 수 1305 추천 수 0 2004.09.14 04:01:00
저 햇살들 아까워 어쩌나 싶은 가을이네요.
물꼬 포도가 다 익었답니다.
지난 달날부터 상에 올리기 시작했지요.
산속의 열두 작은 천사들(KBS 현장르포 제3지대/5월 4일)이
지난 봄 똥거름을 뿌리는 것으로 시작한 첫 포도농사였습니다.
많게는 열 한차례까지 농약을 친다는 포도를,
겨우 약구경만 시켜주고 길렀습니다.
거름 주고 포도나무 껍질 벗기며 병과 벌레랑 날마다 싸웠고
아픈 목이랑 씨름하며 포도순을 치고 또 쳤으며
가장 많이 땅에 남는다는 제초제 없이 매고 또 매던 김이었습니다.
학교 소사로 계신 젊은 할아버지는
봄 여름 내내 포도밭이 집이었더이다.

닿았던 손발이 많기도 하였지요.
거름 200포대를 선뜻 내놓은 ‘새금강 비료공사’,
포도봉지 8000개를 다 싸내신 밥알식구들(학부모모임),
주말이면 달려온 품앗이 일꾼들(자원봉사자),
학교와 공동체에 대한 관심으로 방문하였던 많은 분들도 계셨습니다.
마을 성길이 아저씨는 직접 순까지 치며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일러주셨고
뒷마을 신씨 할아버지는 약통까지 꺼내와 도와주셨습니다.
경운기 타고 오가던 마을 어르신들의 가르침도 빼놓을 수 없지요.
무엇보다, 하늘이 도왔습니다.
날씨 그거 하늘이 하는 일이니 뭐라 못하는 것 아니던가요.
저농약의 경험들이 쌓이면
유기농으로까지 포도를 기를 수 있는 날도 올 겝니다.

고맙고 감사함들 어찌 다 전해야 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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