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학교를 활성화시킬 계획이 없다는 데서 이미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물꼬는 이 땅의 대안학교에 대해 깊이 회의합니다.
진즉에도 대안학교를 한 적이 없지만(남들이 편의상 붙여놓았던 이름이었을 뿐이었지요)
어쨌든 그곳으로 몰리는 '이기'(교사든 학부모든)를 통해(퍽 냉정한 표현입니다만)
타인에게서든 자신에게서든 많은 것을 배웠던 몇 해였지요.
무어라해도 스스로 모자람을 냉혹하게 바라보기가 젤 처참했겠습니다.
처음에는 분노였고 다음에는 상처였으며 그것에 이어 체념이 왔고
한참의 시간 뒤 비로소 평화,
그리고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이제 조금씩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너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그러면서 생이, 혹은 세월이 흘러간다 싶습니다.
무엇에도 그리 걸릴 게 아닐 일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지요.
그러나, 모든 게 변하더라도 변치 않는 것들이 또한 있습니다.
물꼬가 실천해 온 '배움의 길'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입니다.

생을 사는 데 겸손함은 어떤 것보다 큰 미덕이라 믿습니다.
겸손하고 싶고, 겸손한 이들과 마주하고 싶습니다.
서로 겸손하여 더욱 귀한 만남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물꼬를 소중히 여겨주시는 마음 늘 고맙습니다.

참, 3월이 오기 전에는 2009학년도 한해살이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앞으로의 물꼬 방향도 읽으실 수 있을 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