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대로

아래는 청소년 계자를 마치고 아이들이 쓴 갈무리 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이해를 위해 띄어쓰기는 더러 손을 댄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개는 그대로 옮겼지요.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註)를 단 것.

글을 옮긴 차례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으나

대충 나이 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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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권해찬:

  항상 계자는 해보았지만 청소년 계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많은 일들을 해보고 명상도 하면서 올 한해 정리도 하고 어지러웠던 내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히고 갈 수 있는 것 같다. 비교적 함께한 인원의 수도 적어서 서로간 더욱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 막내여서 형, 누나의 가르침을 세기는 기회도 되었다. 쌓인 눈을 치우며 경비아저씨의 그 노고와 내가 하는 이 공부가 참 쉬운 것이다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서로 숙제 확인하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시, 글귀, 책 등을 소개하면서 많은 문학적 지식과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어서 나 자신이 꽉 차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올 한 해를 비교해보며 나 자신을 반성해볼 수도 있었다. 아침 100배 시간에 절을 하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맑은 정신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1박2일이라는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많은 걸 경험하고 많은 걸 얻고 갈 수 있게 돼서 되게 보람찼다. 되게 재밌었지만 힘들었고, 그래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8년 민성재:

이번 청소년 계자는 매우 빨리 지나간 것 같아 아쉬웠다. 기억에 남는 일은 눈 치우는 일과 같이 무언가 공유했다는 점이다. 눈을 치울 땐 힘들고 왜 하는지 싶었지만 같이 열심히 해서 달골 갈 때나 물꼬를 드날 때 편해서 좋았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힘써서 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힘들어지고 지금 힘내서 열심히 하면 나중에 편해진다. 공부를 예로 들었지만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또 이번 청소년 계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실타래시간이다. 책을 읽고 공유하는 시간도 좋았다. 실타래시간에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서로 겪었던 일, 걱정되는 일을 말해서 그 사람에 대해 다시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특히 재호의 일이 가장 아련했다. 재호의 이야길 들으면서 내가 과거에 남을 소외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며 후회하고 반성되었다.

계자나 청소년계자나 여러모로 배우는 점이 매우 많은 것 같다. 사람수도 적어서 서로 친해지기도 좋았고 벌써 헤어지자니 너무 아쉬웠다. 다음 계자, 청소년 계자에도 좋은 걸 많이 배워가고 날 돌아보는 계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8년 오세훈: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중에 이런 구절이 기억이 난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라고. 반대로 생각하면 ‘헤어짐이 있기에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박2일 동안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 알던 사람은 알던데로, 몰랐던 사람은 몰랐던 나름 친해진 것 같다. 물꼬라는 곳이 그런 곳 아닌가. 처음에는 서로 모르지만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하고 나면 하나가 되어있는 그런 곳. 요즘 사람들이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모임을 가지던, 지하철 안이던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핸드폰만 만지고 있고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은 단절되는 그런 시대 아닌가. 하지만 이런시대에서도 물꼬에서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 고민,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깃거리들을 진솔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곳. 물꼬란 곳은 진짜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특히 더 말이다. 몸이 쉴 수 있는 곳은 많다. 하지만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아무리 몸이 편안해도 그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면 병든 사람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몸이 조금 불편해도 그 사람의 마음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가히 병든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은 전자를 병든 사람이 아닌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외관상만 그럴 뿐 진짜 건강한 사람은 후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진짜 이번 1박2일동안 다른사람에 대한 생각만 해왔던 나에게 진정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이때까지는 잘해보지 않았던 나에 대한 위로를 해볼 수 있는 시간.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요즘 힘든 일도 많고 어려운 일도 많았던 나에게 ‘힐링’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8년 이재호:

갈무리 글을 쓸 때마다, 자꾸 새로운 글을 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털어놓고 싶은 마음도 있고 사람들의 고민들이 엿보입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요. 친구도 없고 홀로 지내는 나이지만 여기 물꼬에 오면서 자꾸 사람들과의 접촉이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나에게도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하지만 그런 것들이 부족한 탓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여기 인연을 끊고 싶지 않지만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다시 와서 마음을 비워놓고 갈 수 있는 쉼터, 물꼬.

꼭! 다시 올 게요...

 

8년 류옥하다:

< 2012년 결산 >

2012년,

157만원(* 주로 원고료)을 벌고,

26만 원을 썼으며,

15cm가 컸고,

3......kg이 쪘다.

 

인생과 삶에 대해 생각해봤고,

죽음을 고민하고,

나를 느꼈다.

 

좋은 친구(?)를 사귀었고,

절제를 하며

행복을 고민했다.

 

앞으로도 살아볼 만할 것 같다.

힘내자.

 

9년 남유진:

작년 청소년 계자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아서 다시 오게 되었다. 작년 겨울 처음으로 새끼일꾼으로 봉사활동을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다시 안 오려고 했었다. 계자전에 옥쌤이 보내주신 메일에 ‘일을 스스로 찾아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경이를 보고 ‘정말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모습을 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 물꼬에 다녀오고 난 후 많이 바뀌었다.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면 무언가를 정리하려고 했고 친구들이 먼저 나서지 않는 일에 내가 하겠다고 했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물꼬에서 아이들을 이끌면서 배운 리더쉽을 학교에서 학급회장과 동아리 반장을 맡으면서 써먹을 수 있었다.

다시 물꼬에 오게 된 것은 물꼬는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사람들 속에서의 관계나 먼저 나서서 할 수 있는 힘, 계자 때는 아이들을 이끄는 법까지도. 이번 청소년 계자를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1박 2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내년에 고등학생이 되어도 겨울방학하기 전 한해를 마무리 짓고 많은 것을 얻어가기 위해 다시 물꼬에 오고 싶다.

 

9년 박주인:

두 번째다. 첫 번째보다 익숙하고, 첫 번째보다 반갑다.

왜 내가 그랬지 못했을까 후회안고 온 두 번째의 ‘쉼’에서는... 나는 좋다.

억지도 인연을 엮으려하지 않는 나의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마치 “친정집” 같은 이곳에서 늘 받기만 하지 않나 싶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항상 이 자리에 머무셨으면 좋겠습니다.

느긋하지만 빠르게 부드럽지만 단단한 물꼬.

어떻게 글로 쓰고 어떻게 말로 표현할까.

눈에 담고, 가슴에 묻고 가겠습니다. 긴 글 없이도 느끼셨겠죠.

몸 건강히 안녕히 계세요. 또 뵈요.

 

2012-12 어느 두 날

하아얀 눈에 비치니 서로에게 보내는

달빛에 적시니 마음, 마음에 녹은 두 발.

 

9년 석경이:

여름계자를 쉬고 겨울이 되어 청소년게자를 왔습니다.

친구 유진이를 데리고, 기차를 타고 즐겁게 얘기하며 왔어요.

보지 못한 얼굴이 한 명 뿐인 어색하지 않은 계자였어요.

실타래 시간에 제 얘기를 할까말까 많이 고민했어요.

근데 다들 얘기하고, 물꼬인들에게 말하면 공감을 느끼고,

나도 치유가 될 것 같아서 말하게 된 것 같아요.

이번계자의 장점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끼리끼리 놀지않고 다같이 오붓하게 지냈던 것.

지친 삶에서 활력을 불어준 시간이었어요.

모두 보고 싶을 거에요.

 

10년 오인영:

너무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간 1박2일이였다.

처음에는 원해 청소년 계자의 인원보다 적은 11명밖에 없어서, 과연 이 청계가 재밌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됬는데 너무 재밌게 잘 논다가는 것 같다. 서울보다 춥지도 않고, 날씨도 무척이나 좋았다. 역시 물꼬의 기적! 이번청계는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특히 기존에는 해본적이 없는(* 숙제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인상깊은 책을 한 권 소개하는 시간도 실타래 시간이나 만큼 흥미로웠다. 자신의 한해를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시간들은 물꼬 아니면 그 어디서도 이렇게도 진지하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청소년 계자가 참 좋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계자와는 다르게 내 또래의 친구들과 핸드폰 같은 특정매체없이, 정말 사람대 사람으로 부대끼며 1박 2일을 지내는 맛이 참 좋다. 이래서 많은 아이들이 청계를 계속 오는 것 같다. 늘 그 자리에 있는 물꼬가 고맙다.

 

11년 박주원:

작년에 왔을 때와 많은 것이 변하였지만 많은 것이 그대로였습니다.

항상 그렇듯 편안한 느낌.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아마도 정리 것 같습니다.

탈도 많고 말도 많고 일도 많았던 2012년 그 모든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곳에 다시 왔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눈이 온 산도 제 마음을 치유해주더군요.

눈치우는 일에도 생각나눔을 하고 처음 시작부터 좋았습니다.

생각을 나눈다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 기회가 물꼬 말고 또 있을까? 하네요.

나만의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생각을 합하며 물꼬가 만들어진다는 말이 와닿네요.

여러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어떠한 일을 하면서 제가 받았던 상처들 그 아픔을 오늘 다 치유하고 갑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물꼬를 찾나봐요.

 

바로 당장은 아니지만 저 또한 꼭 다시 물꼬를 찾겠지요.

그때까지 건강하시고 아침에 들은 말 꼭 간직하고 살아가겠습니다.

 

2012.12.23.

2012년의 끝자락 내 마음의 휴식처에서

 

11년 신진영:

1박2일동안 안성이 아닌 여기에서 생활하게 되었ㄸ는데, 나 자신에게 있어서 이 시간들이 2012년을 마무리 하면서 의미있는 시간들을 보내게 되어서 너무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친구, 자신의 삶에 있어서 정말 힘든 고민을 한 친구, 새로운 시작을 하기전에 마음을 비우려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여기서 머물면서 내적성장을 한 것 같아 괜히 뿌듯합니다.

1박2일동안 정말 잘 지내다 갑니다, 선생님.

제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어서

나중에 오면 받아주세요,ㅎㅎ

 

12년 송은희:

2012.12.23. 이제 20살.

-12월, 처음이자 마지막일 청소년 계자를 다녀와서-

처음에 아빠차를 타고 와서 친구들과 같이 기차를 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아쉬운 것보다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다.

항상 한 해를 마무리 하며 나에게는 후회만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니 그래도 한 해에 의미있는 일 하나를 했다는 사실이 뿌듯해졌다. 고3 수험생활이 끝나고 끝이 없는 불안 속에서 헤어나온 것 같았지만 다시 미래가 불안해졌다. 그래서 12월 달 만큼은 불안하더라도 내게 두렵고 힘든 순간이 있어도 나를 좀 더 사랑했던 것 같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를 하고 나를 깍아내리던 열등감을 자신있게 맞서 싸웠다. 그래도 완전히 내 열등감을 없앨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내가 살아온 날의 모습이니까...

저의 이야기만 많이 적은 것 같네요... 이번 계자에서 눈과 항상 함께여서 참 좋았습니다. 눈을 치우고, 그 눈길을 보며 반짝이는 하얀 바다 같다는 생각이 들고 내 마음도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허벅지에 힘주고 걸었었는데 이제는 넘어지면 뭐 어때, 괜찮아 이런 생각이 들어서 내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등을 토닥거리는 엄마의 손의 온기를 물꼬에 오면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다음 겨울계자에서 품앗이일꾼으로 많이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행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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