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닷새나 있자고 오셨던 걸음이었답니다.
그러나 배추밭에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벌레를 두고 갈 수 없어
쌓인 포도를 마냥 보고갈 수가 없어
아이들 건사하는 일에 부엌일이며 빨래방일이며 모른체 할 수 없어
길어진 날들이었지요.
“내 아이가 있으니까 한다 어쩐다 따지지말고
마음을 내서 해야지...”
다만 그런 마음이었답니다.
누구보다 제가 받은 게 컸지요.
대부분의 저녁을 아이들 데리고 같이 자줘서
까부룩까북룩 하던 몸을 많이 풀어줄 수 있었더랍니다.
일은 또 좀 잘하셔야 말이지요.
부엌에선 일손 는김에 쉼없이 일이 돌아갔을 테고
것도 모자라 밭은 밭대로,
손을 못대고 있던 널려있던 옷방 옷들까지 정리 다해주고 가셨더랍니다.
“저도 지난 4월과는 달리
나름대로 가을을 누리며 지냈습니다.”
그리 말을 내주셔서 더 고마웠더라지요.
어른이야 또 그렇다손 치더라고
네 살 규민이 저가 더 고생은 아니었나 마음 쓰입디다.
애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