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전화가 들었습니다,

영동 읍내 사는 분들이 주신.

두 방송사에서 지난 154 계자를 다녀갔고,

11일 오후엔 kbs 청주 ‘지금 충북은’,

오늘 아침은 청주 mbc ‘생방송 전국시대’ 방영.

고마운 반응이었지요.

엊그제는 아이들과 같이 지난 11일 방송을

다시보기 하여 같이 모여앉아 보았습니다,

마을에 하나 있던 텔레비전 앞에 모인 옛 시골 풍경처럼.

자기들이 담긴 것이라 더 재미나게들 보았고,

다시 틀어 달라 하여 또 한 번 더 보았지요.

그런데 오늘 건 못 챙겨 전화 받고야 아차 했더랍니다.

“야아, 집에 가서 나중에 다시보기 해야겄다.”

무지 아쉬워하는 아이들.

 

오늘 긴 길을 저들 태우고 운전할 거라고

아침부터 아이들이 안마하러 왔는데,

류옥하다까지도 왔는데,

으윽, 해놓고 떠날 일들이 한두 가지 아니어

눈물을 삼키며 고사해야 했다는...

 

그런데, 한동안 비울 학교에 남을 이를 위해

음식이며 챙겨두느라 손발이 가뿐데

어미 놓친 것들을 류옥하다 형님이 챙기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잤던 방을 함께 이불 털고 쓸고,

휴지통과 요강도 비우고,

아이들 짐도 최종 확인하고...

소사아저씨는 오늘도 아이들 나갈 때까정

혹여 애들 미끄러져 다치기라도 할까 목마다 연탄재를 깔고...

 

“출발!”

헌데, 하하, 우리의 건호 선수 그냥 갈 수 없지요, 또!

차에 모두 짐을 싣고 떠나려는데,

물건 하나 없다고, 그걸 이제야 생각했다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그거 잃어버리면 가만 안둔다고...”

엄마는 가만 안두는 엄마로 팔리고...

우리 아이들, 또 마음이 얼마나들 좋은지,

늦겠다고 누구하나 나무라지 않고 같이 찾아주기 시작했습니다.

하기야 여느 때처럼 맞춰야할 기차시간도 아니고...

그때, 류옥하다 선수, 건호 가방 확인해봐, 합니다.

아하, 20분을 잡아먹고서야 찾던 것을 제 가방에서 찾은 건호.

 

마침 내일 ‘발해 1300호 15주기 기념축제’가 장충공원에서 있어

서울 길 올랐습니다.

오늘밤부터 준비를 좀 해야 하지요.

아이들이 내린 자리로 부모님들이 물꼬를 위해 내주신 것들이 실리고,

이 겨울을 위한 숄이며 장갑이며 영양제며 주전부리거리며

겨울산에서 너무나 중요한 침낭까지,

여기 사는 아이가 오래 갖고 싶어 했던 최고의 침낭,

우리 살림에 엄두도 못 낼 것을

아이의 노래를 귀여겨듣고 이렇게 챙겨주셨더랍니다.

모다 고맙습니다.

 

고즈넉할 물꼬 마당은

또 목 빼고 아이들을 기다릴 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934 2006.5.4.나무날 / 잡지 '민들레', 정정·반론보도문을 내기로 하다 옥영경 2006-05-11 1203
4933 8월 25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5-09-11 1203
4932 5월 14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5-20 1203
4931 147 계자 이튿날, 2011. 8.15.달날. 흐림 옥영경 2011-09-01 1202
4930 2009.11.19.나무날. 맑음 / 단식 첫날 옥영경 2009-11-27 1202
4929 2008. 8.27.물날. 맑음 옥영경 2008-09-15 1202
4928 2008. 4. 7. 달날. 흐림 옥영경 2008-04-20 1202
4927 2008. 2. 8.쇠날. 맑은데도 눈 나풀나풀 옥영경 2008-03-05 1202
4926 5월 8일 해날 날도 좋지요 옥영경 2005-05-14 1202
4925 2011.10.22.흙날. 비 옥영경 2011-10-31 1201
4924 2011.10.11.불날. 띄엄띄엄 안개, 그래도 보름달이 옥영경 2011-10-21 1201
4923 2011. 2.12.흙날. 맑으나 바람 찬 옥영경 2011-02-26 1201
4922 2008.11.24.달날. 비 옥영경 2008-12-08 1201
4921 2008. 2.11.달날. 흐릿 옥영경 2008-03-05 1201
4920 2006.12.27.물날. 푹 내려간 기온 옥영경 2007-01-01 1201
4919 2008. 5.25.해날. 맑음 옥영경 2008-06-02 1200
4918 2007. 5.18.쇠날. 맑다가 빗방울 옥영경 2007-06-03 1200
4917 2007. 4.16.달날. 비 옥영경 2007-04-27 1200
4916 2006.10. 9.달날. 뿌연 하늘에 걸린 해 옥영경 2006-10-11 1200
4915 2006.2.4. 흙날. 매서운 추위. 가족들살이 이튿날 옥영경 2006-02-06 120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