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달날 흐림

조회 수 1291 추천 수 0 2004.10.12 09:16:00

김천의 도예가 도재모샘이랑 서양화가 오태석샘 오셨습니다.
흙으로 사탕통도 만들고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는 시간 가졌더라지요.
그런데 우리 정근이,
제(자기) 얼굴을 그리다 그만 울음을 터뜨렸더랍니다.
교통사고 뒤로 달라진
삐뚤어진 입, 초점이 흐린 눈 때문이었다 합니다.
그의 마음에 일렁였을 것들을 헤아리며
안고 한참을 함께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같이 둘러서 있었지요.

조릿대집은 남자방이 윗목에 자리하고 있어 열기가 좀 멀답니다.
"남자방 여자방, 오늘은 자리 바꿉니다!"
주마다 한 차례씩 방을 바꾸자 하였던 오늘이지요.
그 순간, 학교 아주 날아갈 뻔했습니다.
남자들이, 그토록 서로 으르렁거리는 그네가,
서로 얼싸안고 질러대는 소리였더라지요.
곁의 여자 아이들, 벌레씹은 표정이라니...
대신 너그러운 우리 아들들,
두꺼운 이불은 죄다 여자들을 위해 내놓는답디다.
그런 사소한 감동에 늘 큰 죄를 용서해버리는 우리들이라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514 2008. 8.25.달날. 맑음 옥영경 2008-09-15 1295
5513 봄날 나흗날, 2008. 5.14.물날. 맑음 옥영경 2008-05-23 1295
5512 2007. 9.13.나무날. 맑음 / 남도에서 온 택배 옥영경 2007-09-25 1295
5511 2007. 4.12.나무날. 맑음 / 난계국악단 봄맞이음악회 옥영경 2007-04-20 1295
5510 2012.12. 3.달날. 푹하다 바람과 비 흩뿌리는 오후 옥영경 2012-12-17 1294
5509 146 계자 닫는 날, 2011. 8.12.쇠날. 해, 반갑다, 그리고 다시 내리는 가랑비 옥영경 2011-08-29 1294
5508 2011. 6.29.물날. 볕 쨍쨍 옥영경 2011-07-11 1294
5507 127 계자 여는 날, 2008. 8.10.해날. 맑음 옥영경 2008-09-07 1294
5506 2008. 3.26.물날. 또 눈발 잠깐 옥영경 2008-04-12 1294
5505 2007.10. 6.흙날. 찌푸둥한 하늘 옥영경 2007-10-17 1294
5504 2007. 5. 9.물날. 먹구름 좀, 그리고 비 옥영경 2007-05-21 1294
5503 2007. 4.25.물날. 뿌연 하늘 옥영경 2007-05-14 1294
5502 9월 5일 달날 맑음, 마을아 잘 있었느냐 옥영경 2005-09-14 1294
5501 10월 15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4-10-28 1294
5500 2011. 6.12.해날. 황사인가 / 단식 7일째 옥영경 2011-06-18 1293
5499 2007. 5.26.흙날. 맑음 / 찔레꽃방학 옥영경 2007-06-15 1293
5498 지금, 당장, 평화롭기, 정작 나도 자주 잊어버리지만! (2005.10) 옥영경 2005-12-28 1293
5497 2005.10.15.흙날. 진짜 가을 / 햅쌀 옥영경 2005-10-17 1293
5496 4월 2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4-07 1293
5495 2011.11.10.나무날. 흐림 옥영경 2011-11-23 129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