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나무날 아침 햇볕 잠깐이더니

조회 수 1366 추천 수 0 2004.10.12 09:18:00

조릿대집 아궁이에 뭔가 문제가 생기고
나무까지 생장작이어
냉골로 지냈던 밤이었네요.
그래도 열기 많은 지들 아니랄까봐 뭐 잠들은 잘도 잤댑디다.

'손말'은 낱말이 늘자
가속도가 붙어서 제법 대화를 할만치 됩니다.
사실 눈치로 알아들을 때가 더 많지만.
하기야 눈빛으로 하는 말의 영역이 오데 손말만 그러할까요.

오랜만에 기운을 좀 차리고
새참을 준비했습니다.
고추를 넣은 김밥을 된장에다 찍어먹으라고 내었지요.
별미라고들 맛나다 떠들어댔습니다.
그러면 또 해줄줄 알겠지요.
단말에 속아 또 해내지는 않겠습니다요.

오늘은 고구마밭에 붙었습니다.
가을 햇살이 늘어지니 덩달아 하느작대네요.
나현 하다 혜린 령이는 바이러스 놀이를 하고
정근이와 혜연인 불알놀이란 걸 하는데...
아이들이 앉은 고구마밭도
녹음이 짙어 사루는 산마냥
이 산골의 한자락 오래된 풍경같습니다.

저녁 때건지기 직전 보건소에 가 있는데
온동네를 찾아헤매며 돌아다니는 우리 아이들
거기까지 나타나 저를 불렀습니다.
누가 들으면 학교에 무슨 일났나 싶겠지요.
아니나다를까,
큰일이 났습디다.
가슴에 난리가 난 게지요.
요새 가을산처럼 타는 우리 아이들 가슴 말입니다.
상담을 하려고 찾아들 다닌 겝니다.
것도 요즘 이곳의 유행이거든요.
"아유, 답체 쉴 수가 없네."
뻗댕겨보지만
아이들이랑 사는 일이,
일이 놀이고 놀이가 일이니 금새 못이기는 척 끌려들어와
하나가 얘기를 나누고 나가면 다음이 들어오고...
이 참에 내적 에너지를 밖으로 뿜는 것에 대해 언질을 주었지요.
나현이는 피아노 앞을 떠날 줄 모르고
령이는 화살을 깎고 또 깎고
더러 글을 쓰고 더러 책을 읽고 더러 그림을 그리고 더러 산책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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