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해날 맑음, 호숫가 나무

조회 수 1660 추천 수 0 2004.10.12 09:20:00

공동체라는 말 때문에도 그렇겠고
물꼬가 지닌 분위기 때문에도 그럴 것입니다.
종교가 없냐구 가끔씩들 물어오시지요.
그런 것 없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사실을 고백하려 합니다.
기독교?
불교?
아니요.
그럼, 이이사앙한(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자유학교!
들어보셨나요?
우리들은 말입니다, 자유학교도들이지요.
교회에서 예배드리듯
자유학교도들도 예배 비스무레한 것 합니다.
호숫가 나무!
예, 호수에 갑니다.
그곳엔 느티나무 한 그루 있구요,
둘이 걷기에는 빠듯한, 호젓한 길을 따라 가면 만나지요.
그곳에서 우리는 아주 깊이 얘기를 나누고 또 나눕니다.
우리를 감싸고 있는 우주와, 다시 내 안에 있는 우주,
서로가 우주인 우주인들이 만들어가는 시간이라지요.

오늘은 '바램이 차고 넘치면 이루어지는 까닭'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들 몰랐을까요.
"내가 뭔가를 간절히 원하는 건 우주도 그걸 원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린 우주의 일부인 까닭이지요.
그런 우리의 바램이 차고 넘치는데
온 우주가 그걸 이루도록 돕지 않겠는지요.
우리의 과제는 '내가 정녕 무엇을 원하는가'를 찾는 겁니다."
(이래서 늘 물꼬는 '우주교'라고들 웃더라지요)
나현이랑 채은이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하고
만화가 혜연이는 학습을 도울 만화를 그리고
우리 이야기를 바깥 사람들에게 읽힌다고도 합니다.
도형이가 환경농업을 연구해 령이를 도우면
령이는 농사를 지어 혜린이와 정근이가 요리를 하도록 주고
그네는 학교 사람과 공동체 사람들을 위해 요리를 한답니다.
버스기사 류옥하다는 아이들을 싣고 나들이도 가고
마을을 방문할 사람들을 실어오기도 할 거라지요.
(채규는 아직 고민중이고
예린이는 교사가 될까 말까 한답니다.)
아이들의 꿈이 그렇게 이 공동체와 학교를 둘러싸고 그물로 얽히는 걸 보며
그만 벅차서 그네들을 보았더이다,
말을 잃고 오래도 보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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