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달날 맑음, 어지러웠다

조회 수 1369 추천 수 0 2004.10.14 20:22:00

나들이 갔습니다.
지금 영동에선 난계국악축제가 이어지고 있거든요.
마당놀이 하나와 풍물단 공연을 보자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풍물단은 엉뚱한 시간대에 다른 곳에서 하고 있고
마당놀이는 제 시간보다 앞당겨 벌써 끝이 나고 있었습니다.
공연단과 운영진과의 싸움탓에 애써서 한 걸음들이 안타까웠겠습니다.
체험장이란 몇 곳은 판매장의 다른 이름이었고
(아님 재료가 떨어졌다 하고)
전시는 그야말로 죽은 것들을 늘여놓은 것처럼 생기가 없데요.
거기까지였담 산골 식구들이 얼마나 우울했겠는지요.
풍물단을 찾아 우리를 위해 풍물을 울려달려 부탁했습니다.
기꺼이 해주었더라지요.
아주 아주 신나게 우리들이 대북을 쳐보기도 하고
한판 흥에 겨운 놀음이 있었습니다.
전통현악기를 체험하는 곳에선 검지에 물집이 잡히도록 줄을 뜯었습니다.
아쟁도 만지고 거문고에 가야금에...
예정에 없이 본 현악연주도 훌륭한 자리였습니다.
그런 속에 몇 되지도 않는데,
한 놈은 안뵈지요
(이리만 말해도 우리끼리는 이제 그가 누군지 다 안다지요),
두 녀석은 뭔가 뒤틀려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지요,
또 다른 두 녀석은 저들끼리 히히득거리느라 정신없지요,...

행사장을 나서기 직전 상촌주유소 대표님을 그만 만나버렸습니다.
'학교 문여는 날'에도 크게 보태어주셨던 분이지요.
우리 남자샘들은 그가 회장으로 있는 상촌축구회에 나가고도 있답니다.
저녁 푸지게 얻어먹었습니다.
각 면이나 읍마다 나와서 먹거리 장터를 하고 있데요.
상촌 여러 어르신들도 만나뵈었네요.

"영동 읍내 가보니까 어지러웠다."
오늘 우리 혜린이의 일기 한 켠에 적힌 구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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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착함'의 신화에 빠져 자신을 억누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음은 다른데 그리(화가 나는데도 안그런척한다거나) 산다면 거짓이고
무엇보다 스스로가 너무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는 훈련이 필요한 게지요.
마음이 선하지 않은데도 착한 척하는 행위가 아니라
착할 수 밖에 없는 마음으로 그 착함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삶이면 좋겠지요.
지금 우리 아이들은
마음에 이는대로 거르지 않고 그냥 내보이는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냥 화나는대로 생각없이 드러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그 화를 버젓이 눈 뎅그랗게 뜨고 보면서 그리 한다는 게지요.
그래서 착한 나현이는
아이들이 귀찮게 하면 귀찮다고 말합니다.
싫음을 감추지 않습니다.
그래야 상대방도 제 행위가 남을 불편케 하는 것을 알기도 할테고.
전에는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나현이였지요.
우리 아이들이
참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화낼 게 전혀없는 날을 맞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일상에서 하는 여러 명상훈련이나 영성훈련들이
우리 아이들을 그리 키울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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