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불날 맑음

조회 수 1361 추천 수 0 2004.10.14 20:23:00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한다고 누가 그러더이까.
그들은 너무나 호기심이 많고 하고픈게 많기 때문에
따로 가르치러들 필요가 없는 존재들입니다.
진리를 찾아가는 배움의 길이란 얼마나 즐거운 일이던가요.
오늘은 안에서 종이로 집 한 채들을 뚝딱 지어냈습니다.
집이 안정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서부터
마을에서 집을 놓을 위치를 잡고
이웃집과 분쟁을 해결하는 작업까지 이어지게 될 겁니다.
문가에서 공동체 아이들 성빈이와 성준이도 앉아
오래 구경을 하고 있었지요.
저 또한 그 모든 것이 빚어내는 화음에 배불러서
가을볕이 넘어오는 창에서 그만 붕붕 날아오를 것 같았더이다.

아, 그런 일이 있었어요.
한 친구가 테이프를 많이 썼지요.
우리는 다 압니다, 그 테이프 떡칠하는 놈이 누군가.
뭐 테이프를 너무나 사랑하여서 빚어진 일일 테지요.
그 때 어른 하나 지나며 그 집을 밉다 하였습니다.
그의 의도야 테이프를 아껴라,
혹은 굳이 붙이는 거면 매끈하게 할 다른 길이 있을 게다,
그런 얘기를 하고팠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테이프가 겉으로 붙어있어서 이쁘지가 않다니요.
그건 그것대로 무슨 너와집같이 매력이 있었더이다.
의도는 의대대로 알려주고
나름대로 독특하다 말해주는 것도 좋았겠는데...
조금 아쉽데요.

택견을 마치고 서둘러 읍내에 또 나갔습니다.
무용단 공연을 보러갔지요.
춤공연을 볼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니까요.
어제의 씁쓰름한 경험도 있고 해서
아침부터 전화를 열심히 해대
그 공연 그 자리에서 그 시간에 안하면 가만 안두겠다,
뭐 협박비스무레하게 확인하고 나갔더이다.
전통춤에 입문하는 입춤에서부터
태평무 살풀이 진도북춤 삼고춤들이 화려도 하였습니다.
공연이란 거, 뭔가 말을 하려는 걸 거다, 그게 뭘까,
그리 알아보려는 관객으로서의 태도에 대해서
안내를 좀 해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한테 말입니다.
공연 가운데 소리가 컸던 녀석,
굳이 무대와 객석 사이를 지나 화장실에 달려가는 녀석,
혼자 나가 돌아댕기고 있는 녀석,
공연 시간에 먹을 거리에 손 뻗치는 녀석,...
돌아와서야 무대문화와 교통하는 법에 대해서
늦은 얘기가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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