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공부'를 하러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입니다.
채규는 개미에 관한 정보를 찾는다며 책에 파묻혀있고
(그 찾는 개미는 맨날 책에만 사나봅니다.
바깥에 뽈뽈뽈 기어다니는 개미는 다른 개미인가 봐요.)
채은이와 나현이는 토끼를 보러 갔다가 풀을 뜯어와 밀어 넣고,
예린이는 오리장 앞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개구리는 양서류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양서류를 연구한다는 정근입니다.
개구리가 나고 자라 죽는 과정을 알기는 하려나,
자꾸 의심이 가는 그입니다.
도형이는 저기 화장실에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대나무밭으로 떠난 령이와 혜연 류옥하다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시원하고 멋있었어요."
가을날 대나무 숲은 또 별천지였나 봅디다.
대나무와 조릿대의 다른 점을 그들이 설명해줍니다.
"하다는 대나무 암수도 구별할 수 있대요."
쪼개졌거나 칡넝쿨에 얽혔거나 병충해를 입은 대나무 소식도 전합니다.
흙으로 빚어놓았던 도장을 오늘은 새겨보고
밀어올려빚기로 컵을 만들어도 본 오후였습니다.
가라앉은 하늘처럼 묵직하게 앉아서
두 시간 반을 꾸역꾸역 하데요, 명상하드끼 하데요.
암소리도 안나요, 일어서지도 않아요.
지리할 법도 하건만 장엄하기까지 한 그 풍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