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불날 흐림

조회 수 1535 추천 수 0 2004.11.13 01:56:00
11월 2일 불날 흐림

어젯밤부터 장편 하나를 읽어주고 있습니다.
“저는 그림 없는 책은 안읽었는데...”
들어보니 참말 재미가 난다는 말이겠지요.
뭐 글이 재밌어서 그렇겠지만...
이제 장편에도 도전하겠다는 아이들입니다.

종이로 설계했던 집이 완성되고
드디어 오늘 그 집들이 마을을 이루었습니다.
어디다 놓을지,
왜 거기 놓을지,
머리 맞대고 앉은 아이들,
어쩜 저리 재미날 수가 있을까요.
집하장도 있고, 경로당, 보건소, 산에 대피소도 두었습니다.
학교도 있고 마을주차장도 있고
등나무 아래 긴 의자도 운치있게 갖추었습니다.
사실 그림이야 수양버들이었는데,
뭐 아무렴 어떤가요.
그 앞으로 시냇물도 맑게 흐르고
물에는 갖가지가 뛰놀고 있습디다.
물론 다리도 길도 놓였습니다.
집과 집들 사이도 길이 있고
마을 이장님댁엔 마이크도 준비되어 있네요.
“잠깐!”
류옥하다가 달려 나가 실을 가져옵니다.
“전기!”
볼펜 몸통이 전봇대로 서고
아이들은 집집이 전기를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잠깐!”,
도저히 그냥 지나기 아까운 저도 달려갔지요.
"자네는 엉덩이 좀 돌려봐."
찰칵!

호박껍질도 까고 은행도 줍다가
뜨개질에 신청(주: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도 않는 학교에
오늘 또 초란을 낳은 닭으로
이제 알 낳는 닭이 넷인 공동체 닭장이 있답니다요.
아이들이 어제 오늘 모은 싱싱달걀을
한국화샘 가시는 걸음에 사뿐히 얹어드렸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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