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물날 쪼금 흐림

조회 수 1879 추천 수 0 2004.11.13 01:56:00
11월 3일 물날 쪼금 흐림

지난 계자 그토록 원성 높던,
“니들이 벌목을 알아?"가 있었지요.
품앗이일꾼들이 준형샘 앞세우고
낙엽송을 베다 날랐더랍니다.
(아니, 준형샘한테 끌려서?)
“여기 있는 사람 모두 같이 해 봐야 돼.”
어찌나 강도 높은 노동이었나를 열심히 설명하느라
이근샘은 얼굴 벌개서 외쳤더라지요.
그 나무들에 오늘 우리 애들이 붙었습니다.
낙엽송 껍질을 벗겼지요.
웬 가시는 그리 많은지
잘 뵈지도 않는 미세한 것이
장갑을 낀 것도 무색하게
우리들 손등 손바닥만 아니라
앉은 엉덩이로, 댄 무릎으로, 건드렸습니다.
그래도 우리 집이 되고 우리 살림이 될 것이기에
툴툴대어도 나무는 껍질이 벗겨져 나갔더라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294 2023. 4. 5.물날. 비 옥영경 2023-05-03 591
6293 2023. 4. 4.불날. 흐리다 저녁비 / 말뚝 박기 옥영경 2023-05-03 474
6292 2023. 4. 3.달날. 맑음 옥영경 2023-05-02 319
6291 2023. 4. 2.해날. 맑음 / 푸코주의자 옥영경 2023-05-01 304
6290 2023. 4. 1.흙날. 맑음 / 대흥사-다산초당-백련사 옥영경 2023-04-30 435
6289 2023. 3.31.쇠날. 맑음 / 달마고도는 물꼬랑 인연이 깊다? 옥영경 2023-04-29 325
6288 2023. 3.30.나무날. 맑음 / 우리는 왜 잘하려 드는 걸까... 옥영경 2023-04-28 326
6287 2023. 3.29.물날. 맑음 / 남을 자꾸 때리는 아이 옥영경 2023-04-26 341
6286 2023. 3.28.불날. 맑음 옥영경 2023-04-26 305
6285 2023. 3.2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317
6284 2023. 3.2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311
6283 2023. 3.25.흙날. 흐림 옥영경 2023-04-18 380
6282 2023. 3.24.쇠날. 비 긋고 내내 흐림 옥영경 2023-04-13 331
6281 2023. 3.23.나무날. 흐림 / 울산바위 옥영경 2023-04-12 398
6280 2023. 3.22.물날.맑음 옥영경 2023-04-11 383
6279 2023. 3.21.불날. 맑음, 춘분 옥영경 2023-04-10 863
6278 2023. 3.20.달날. 맑음 / 백담계곡 옥영경 2023-04-10 315
6277 2023. 3.19.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0 310
6276 2023. 3.18.흙날. 살짝 퍼진 해 옥영경 2023-04-05 550
6275 2023. 3.17.쇠날. 흐려가는 오후 옥영경 2023-04-05 31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