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계자 첫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녁 한데모임을 끝내고 대동놀이를 하러
아이들이 고래방으로 건너가고 있지요.
내리 두 계자를 이어하는 아이 셋에
학교까지 올 사정이 있었던 아이 둘,
그리고 영동역에서 만난 나머지 아이들이
열다섯 어른들(새끼일꾼 다섯 포함)과 함께 하는 계자입니다.
내년부터는 아이들 계자를 한 차례만 할 예정이라
(한 번은 어른들 계자로 꾸릴 예정입니다.
이리 되면 아이들 계자, 청소년 계자, 어른들 계자로
나이대별 계자가 다 있게 되는 거지요,
물꼬가 아이들의 학교, 어른들의 학교라는 그 말대로.)
이 여름의 ‘두 번째’ 일정은 적어도 당분간 다시 없을 일정입니다.
영동역에서 버스에 오르자마자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듯
하늘 까매지며 비 퍼붓기 시작했다지요.
멀리 아이들 보내며 마음 짠하지는 않으셨을라나요.
아이들 들어오자 곧 날은 말짱해졌습니다.
계곡까지 다녀왔으니까요.
하늘 고마운 산골 삶인데,
아이들과 하는 일정에 절묘하게 동행해주는 하늘이다 싶어
감사함 더합니다.
아이들이 적다고 그리 수월하지만은 않습니다.
열을 하나 마흔을 하나 힘이 들어가기는 매한가지이지요.
어쩌면 적은 규모가 더 고단할 수도 있습니다.
큰 덩어리는 흐름을 타고 흘러가기가 쉬운데,
개별의 특성이 두드러지므로 진행에는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귀한 아이들, 이것들이 이 산골 오지까지 부모를 떠나왔단 말이지요.
한 아이의 성장사에 한 순간을 관여하는 그 영광이라니요...
어지간한 일이 아니다마다요.
잘 있겠습니다.
계신 곳에서도 잘 지내시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