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 아지트로 삼을 귀틀집 벽체를 좀더 올린 아이들은
오전에도 오후에도 무너진 돌탑을 치워내는 일에 들러붙었습니다.
어른들은 제각각 맡은 일들로 걸음이 빠르고,
저들끼리만 삽 들고 콘티 들고 갈고리 들고 장갑 꼈습니다.
한번씩 나가서 음악도 틀어주고
멀리서 소리치며 응원도 하고
아주 가끔은 일이 되어는 가나 점검(?)도 하고
혹 힘이 빠질 즈음 같이 돌을 들며 노래도 부릅니다.
와, 그런데 어느새 쌓인 모래, 돌....
아이들은 장편을 들으며
악을 물리치고 어렵게 만난 두주인공을 위해 박수를 치기도 하고
아슬아슬한 대목에선 가슴을 졸이고
하늘에 날아오른 자유의 주인공들을 위해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교실 한 쪽 무릎 이불을 덮고 동그랗게 앉아
그만큼 눈도 동글거리며
흘러나오는 책 내용에 모든 감각기관이 쏠립니다.
모여서 들으니 더 재미가 나는 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