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이 외할머니 칠순 잔치음식으로 푸짐한 하루였습니다.
문경민님과 김주묵님이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와서 풀어놓고는
밤길을 또 달려가신 게 엊저녁이었지요.
"요새 이리 잔치하는 집이 어딨어?"
음식들 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더이다.
늘처럼 달날은 그리 시작하지요.
읽어주는 시나 동화를 듣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웬만큼 그림이 모양을 갖추면
하나씩 들고 나와 들여다보며 얘기를 나누고
귀를 닦고 손발톱을 깎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공부를 하러 일어서지요.
드디어 장편을 끝맺었습니다.
그간 이원수님의 <잔디숲속의 이쁜이>를 읽고 있었지요.
오늘 저녁 가마솥방 난롯가에서 빨래터로 몰려가기 전
마지막 세 장을 읽었습니다.
아이들은 오래도록 손뼉을 쳤지요.
그리고 저는 최고의 찬사를 얻었습니다.
"학자할아버지 꼭 옥샘 같애요."
긴긴 글 읽어준 답례인 게지요.
도예가 지우샘과 논두렁 박주훈님 저녁에 들어오셔서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깊은 감동을 전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