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습니다.

 

겨울 신새벽 찬 공기를 가르고 고래방에 모여 샘들이 대배를 백배합니다.

아이들과 보낼 시간에 대한 준비의 과정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수행시간.

‘물꼬에 오기 전 학교 교양수업 중에 우연히 대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원래 6개월 텀으로 하던 대배를 뭔가 학기 중에서부터 쭉 이어진 거 같아 이번 대배는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화목샘의 하루 갈무리글 가운데서)

‘오늘부터 아침에 100배를 했는데, 할 때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막상 하고보니 뿌듯하고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새끼일꾼 작은 동휘 형님)

 

아이들의 해건지기는 수행방에서.

첫째마당은 전통수련으로 몸을 풀고 ,

둘째마당은 명상,

그리고 셋째마당은 운동장 거닐기.

잠들이 깼겠지요.

 

‘손풀기’.

들여다보기, 보이는 대로 그리기.

사물을 보는 우리 눈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림이란 게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그리고 명상의 하나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또 그 아이를 이해하게 하는 반영이 됩니다.

 

‘들불’.

피난민행렬처럼 이것저것 짐을 싸서 리어카에 실어나가

나락을 베어낸 논에서 댓 곳에 불을 피웠지요.

감자와 고구마를 굽고, 은행을 굽고 가래떡을 굽고, 달고나를 만들고...

날씨가 도와주는 들불이었습니다,

볕 좋고 바람 없고.

재잘대며 기다리던 은행알이 나오자

종이로 만든 컵에다 받아든 아이들,

은행 값으로 여원이는 애교를 부리고

혜준이는 여자 샘들 볼에 뽀뽀하고,

은규 슬규는 쥐어짜며 샘들 얼굴 칭찬하기,

순전히 샘들이 요구한 거지만요.

‘내가 학생 때 왔을 때 그 느낌이 다시 들어서 항상 하는 프로그램이라도 그 좋았던 기억 때문에 더 좋은 거 같았다.’(새끼일꾼 윤지 형님의 하루 갈무리글 가운데서)

 

떡집은 얼려두었던 떡을 먼저 구워먹고 가래떡을 굽기로 하여

별 즐기지 않는 쑥떡을 그예 다 뜯어먹은 아이들.

‘떡을 미리 꺼내놔서 잘 구워질 수 있게 할 걸 후회.

이마저도 아이들이 맛있다고 잘 먹었지만

음식을 하는 사람 입장이되니 더 맛있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됨.

교사의 준비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것이고

이 사소한 차이가 수업의 질을 좌우한다는 생각까지 확장됨.-익숙한 공간, 익숙한 시간일수록 돌아보기가 필요’

물꼬 세월 18년차 품앗이 아리샘은 하루 갈무리글에 그리 쓰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논”에서 요리도구와 재료를 가져와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면서 서로 더 깊이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먹을 것을 기다리며 같이 얘기도 하고, 서로 먹을 것을 챙겨주며 더 즐겁게 어울릴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이 먹을 것을 양보하고, 달고나 순서를 기다리는 것을 보며 이렇게 자연 속에서 배려심을 키우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웠다. 이렇게 아무 기계도 없는 자연 속에서 더욱 소중한 것들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도 현대사회의 아이들의 놀이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은솔샘)

밖에서 하는 놀이는 사람의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크지요.

별것 아닌, 그저 논에서 떡 고구마 구워먹는 일인데, 어찌나들 신이 났던지요.

수고스럽더라도 밖으로 나서는 것이 더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마다요.

그 자체로 충분한 활동, 충분한 느낌을 전달하는.

 

‘달고나’에 아이들이 젤 많이 몰려있지요.

몇 개의 국자가 가동되고

아이들도 한 번씩들 해보고

번번이 소다를 많이 넣어 쓴 달고나이고는 하더니

이번 계자엔 간이 아주 적절도 합니다.

 

감자 고구마네는 불을 피워내는 것만도 일입니다.

젖어있는 논바닥이라 화롯대를 가져갔는데

그마저도 불이 그리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남자샘들이 모두 붙어 덤불이며 잔가지를 주워다 부지런히 넣고.

뒤늦게야 물오른 불에 익어가는 감자와 고구마.

하나씩 꺼내 쪼갤 때의 감동이라니...

어느새 탄 껍질로 인디언놀이가 벌어지고.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논을 치우고 나오지요.

뒷정리를 위해 남아있던 어른들 틈에

연재도 불 속으로 쓰레기들을 던지며 신나했습니다.

‘처음 하는 프로그램인데 재밌고 환경이 바뀌어 더 소중한 추억이 된거같다.’(서영샘)

‘내가 달고나를 만든 것에 비해 돌아다니며 먹고 노는 시간이 많았다.’(새끼일꾼 성재 형님)

샘들도 흥에 겨웠던 들놀이.

‘내가 학생 때 왔을 때 그 느낌이 다시 들어서 항상 하는 프로그램이라도 그 좋았던 기억 때문에 더 좋은거 같았다.’(새끼일꾼 윤지 형님)

 

들불에는 방송촬영을 온 운전기사 아저씨도 와서 고개를 내미셨고

마을 할머니 한 분 오셔서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참말 정겨웠더라지요.

 

‘열린교실’.

교실이 열리고 아이들이 저 하고 싶은 곳에 신청을 하고.

‘한땀두땀’: 은규 지수 선우 승욱

은혜샘, 힘들었는데 진짜 열심히 하는 은규가 자신을 반성케 하더라나요.

은규가 바느질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어리바리’라는 낱말을 썼는데,

어리보기와 어리바리가 섞여 흔히 어리버리로 쓰이는 말을

제대로 쓰고 있는 똘똘함에 너무 예뻤더라지요.

어제부터 해찬 형님의 껌딱지인 승욱이,

열린교실도 같이 들어와 해찬이가 거의 바느질을 대신했더라나요.

새끼일꾼의 다정함과 성실함이 샘들을 흐뭇하게 했다 합니다.

지수는 처음부터 혼자서 도움없이 계획하고 진행하였다는데,

대안학교 캠프 가면 바느질을 늘 한다며 .발도르프 인형 만들어 봤냐 묻기도 했다고.

‘늘 하는 생각이지만 물꼬가 갖는 차별성. ‘우리는 좀 달라’라는 우월 의식 속의 차별성이 아니라 같은 활동이라도 진행하는 과정과 그 속의 의도성. 다 버려진 천들로 자기 계획과 의도하에 무엇인가를 완성하는 것.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명상.

옥샘이 늘 이야기하듯 ‘드러나지 않는 교사의 의도’와 이유 있는 시간들로 구성된 물꼬에서의 시간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져도 될듯.’

아리샘은 이리 메모하고 있었지요.

 

‘종이랑’.

주은이와 자누가 들어갑니다.

열정적으로 손바닥을 찍으며 열심히 물꼬 자유를 나타내는 날개를 만들었지요.

물꼬 포토존으로 설치할 거라는.

뒷배였던 동휘 형님도 신나서 만들었다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주은이는 펼쳐보이기를 하러 나가는 걸 꺼렸습니다.

“발표 안 해요. 안 나갈래요.”

하지만 친구들의 극찬에 내가 했다며 그랬지요.

“제가 들고 갈게요.”

자누는 주은이를 설득하여 들어와서

묵묵히 필요한 곳에, 버거운 작업에, 샘들이 못한 부분을 채워도 주는

‘믿고 쓰는 자누’였다 합니다,

보지 않아도 짐작이 어렵지 않은.

때건지기 이후 애들이 어질러 놓은 피아노 주변이며 방이며 널려있는 물건들도

보이는 대로 한쪽으로 정리도 하는 자누는

곧 될 새끼일꾼으로서 손색이 없지요.

 

‘한코두코’: 유진 연재 슬규 문성 지혜 유빈

원래는 각자 조금씩 뜨개질을 해서 모아 조각담요를 만들기로 했으나

바늘이고 실이고 적절치도 않았다 하고

그렇다고 연재가 제안한 손가락뜨개도 아이들이 쉽지 않자

팔찌를 만들었다 합니다.

팔목마다 예쁘고 가지런한 팔찌들을 하고 나와 자랑들을 하였지요.

 

‘뚝딱뚝딱’: 상협이와 영서와 무량이와 성빈

‘기초적인 훈련부터 썰매제작까지 이렇게 체계적인 열린교실은 처음이었다.’((화목샘)

톱질, 망치질로 목공 기초를 연습하고

절단기로 잘라놓은 나무를 사포질하여 썰매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붙이고 바닥 날은 커트로 굵은 철사를 잘라 붙였지요.

‘정말 훈훈했음, 아이들 모두 착하고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바로 아이들이 하나의 작품을 공동으로 제작하자라고 시작한 순간부터 마치 짜기라도 했다듯이 모두 하고 싶은 욕심을 접어두고 톱질, 못질 등 모두 공동작업을 수행’(중연샘)

뿌듯해한 아이들.

 

‘병뚜껑이랑’: 여원 선화 미희 태우

스스로 하려는 모습에서 신기함까지 느껴지더라는 다연샘.

지압봉도 만들고 팔찌와 목걸이도 만들고.

 

‘다좋다’: 가온 현제 건호 윤호 혜준

정원 마감이었으나 특별혜택을 받고 현제 합류.

시간을 둘로 나누어 앞에는 부엌일을 돕기로 하여

부엌바닥을 박박 걸레질했다지요.

처음에는 더럽다고 불평했지만 어느새 다들 엎드러 닦고 있더랍니다.

뒤에는 계곡에 얼음낚시를 갔다고.

낚싯줄을 찾지 못해 그물망을 들고 나갔는데,

지난여름 물꼬 아이들이 설치해두었던 페트병으로 만든 낚시함정을 찾아

다시 설치도 하고,

윤호와 혜준이는 물위에 떠있던 얼음을 깨가면서 예쁜 모양찾기도 했다 합니다.

별 수확 없는 물가행이었으나 충분히 기뻐들 했다는.

 

‘펼쳐보이기’.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만난 열린교실이었더랍니다!

참, 신청자가 없어 폐강된 ‘다시쓰기’는

진행샘들이 눈물을 머금고 모여 종이 달걀판으로 보석함을 만들었지요.

 

K TV(한국정책방송)의 인문학열전에서 계자를 잠시 담았습니다;

현장에서 인문학을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가,

특히 현 인문학 열풍에 대한 비판을 물꼬에서는 어떻게 견지하고 있는가.

논에 나가있던 시간에 촬영을 시작했고,

열린교실까지 담고 떠났지요.

계자를 오랫동안 온 사람들과 아이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물꼬에서 무엇을 하는가, 왜 물꼬에 자꾸 오는가.

‘오늘 인터뷰를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것도 특별한 시간이였다.

경이, 자누 성재 아리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생각도 하게 되고 서로 각각에게 미치는 영향이 좋은 영향이라 물꼬에 또 한번 고맙고, 옛날 생각이 떠올라 좋은 시간이였다.’(윤지 형님)

몇몇의 대답을 듣고 있는데,

마음 좋습디다, 물꼬가 자랑스럽습디다.

물꼬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게 뭐냐는 질문들에 한결같이

특별히 어떤 기억보다 켜켜이 쌓여가는 시간들이 자신들을 성장시켰노라 하였지요.

아, 그 진한 질감!

 

아이들은 구석구석에서 시간과 시간 사이들에

숱한 놀이와 이야기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꼬는 어른들이 준비한 일정보다

일정과 일정 사이의 전이 시간에 충분한, 혹은 넉넉한 시간을 둡니다.

놀기도 하지만 일도 하고 일도 하지만 놀고.

‘선우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물론 아직 미흡하지만 열심히 해주어서 상당히 대견스러웠다. 성빈이도 청소하는데 점화기를 까먹어서 찬물이었는데도 굉장히 열심히 하고 남이 쓰레기를 모으고 있으면 가서 담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은혜샘)

선화, 묵묵히 처음부터 끝까지 설거지를 합니다.

소란스러운 아이 아니어도 눈에 다 들어오는 아이들.

역시 물꼬의 큰 특징이겠다, 자칫 문제아나 뛰어난 아이 중심이기 쉬운

그런데 평이한 아이들도 눈에 띄는 곳.

또 자칫 한 가지 면으로 단정되기 쉬운, 혹은 낙인찍히기도 쉬운 아이들을

이곳은 다양한 면으로 만나기 좋습니다.

건호만 해도 당당함이 지나쳐 되바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지만

그 아이, 하면 집중해서 잘 하는, 칭찬에 민감하고,

너무나 귀엽고 똘망한 아이라는 평을 듣기도 하였더라지요.

 

오늘은 두 차례나 밥상머리 공연이 있었습니다.

점심엔 성빈이의 리코더 연주, 저녁에는 여원이의 노래.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슬규는 우리들의 절 본보기입니다,

단아하게 손을 모으고 인사하는,

그래서 절할 때마다 우리가 한 번 쳐다보는.

 

‘한데모임’ 그리고 ‘대동놀이’.

계자마다 그 계자를 대표하는 장면들이 꼭 있지요.

오늘 대동놀이가 이번 계자에서 그렇지 않을까 싶은.

시작은 잘 여닫아지지 않는 문짝이 문제라고 좀 고쳐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좀 할까요?”

“경찰요!”

“아니, 수위아저씨요.”

호열샘을 일컫는 말입니다,

옷방에서 꺼내입은 일복이 경비복 같은 현 경찰.

“그런데, 누가 같이 좀 해야 되지 않을까요?”

“화목샘요!”

“그런데 얘들아, 샘들이 여러분들 뒤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아시는지.

방 너무 따듯했지요? 호열샘이 어제 밤새도록 뒤란에서 불을 땠습니다.

샘들은 밤이면 아이들 뒷간 똥통을 비우고,

여러분들이 고래방 들어가기 전 또 나온 뒤 쓸고 닦고,

끊임없이 뒷간과 흙집 바닥을 닦아내고,

그리고 여러분들 목마 태우고 업어주고 같이 뛰고 같이 놀고...

여러분들이 해주면 어떨까요?”

자누며 큰 아이들 중심으로 저들이 하겠노라 했지요.

“그런데, 오늘 이른 아침부터들 움직여 곤한데

대동놀이를 고래방 건너가 뛰지 않고 놀이삼아 양초칠을 다 같이 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초칠이 대동놀이감이 되었고,

그 예비놀이 장으로 남자 새끼일꾼들의 춤공연도 있었습니다. 틈새공연.

‘민망함과 못 추는 춤에도 불구하고 “옥샘 지켜보신다. 다음 계자가 달렸다.”는 말에 바로 나오는 춤. 너무 너무! 정말! 너무 감동적이고 예쁘다.(물꼬에 몸 쓰러오는데도 그것이 너무 간절한)’(진주샘)

본관의 모든 출입문에 우리는 개미떼처럼 모였습니다.

재잘대고 초칠하고 기웃거리고 바꿔가며 하고...

아, 이렇게도 재미날 수 있구나...

끝나고 모두 둘러앉아 평가.

재밌다 유쾌하다 즐겁다 좋다 행복하고 기쁘다 뿌듯하다...

동류의 낱말들이 쏟아집니다.

우리말이 이리 풍성하였다니.

무엇보다 일이 되어서 좋았지요.

뻑뻑하던 교무실 문도 저리 잘 열릴 수 있었더란 말이지요.

잔치 잔치였습니다.

즉흥이 강한 물꼬!

‘맨날 문소리가 걸려서 더욱 더 드르륵 소리가 심각했는데 양초를 칠함으로써 훨씬 나아져서 돈 들이지 않고 작은 노력으로 이렇게 되구나 라는 ‘교훈’도 얻었다’(다연샘)

‘아이들은 정말 별것 아닌 것에 큰 재미를 찾아내는 재주가 있는 듯하다. 얼마나 재미있게 일을 하는지, 지며보는 사람까지 기분좋게 만들어줘서 좋았고, 이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없었다. 그 유쾌함이 서로를 상승시켰음.

소사한 재미란, 일상에 묻히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것들이 특별해지는 것인데, 이 공간이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듯.

그리고 이 별것아닌 것을 진지하고 즐겁게 받아들이고 함께 해주는 어른들의 모습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듯’(아리샘)

 

자꾸 웃음이 비실비실 삐져나옵니다.

우리가 아이들만 좋아라고 이 거친 겨울산중에서 이 고생을 한답니까.

우리도 좋자고, 우리도 즐겁자고 합니다.

샘들도 너무 즐거웠던 대동놀이.

“아주 천지가 미끄러워죽겠다야.”

즐거운 비명들.

 

새끼일꾼들은 ‘물꼬 영광의 얼굴’이라 불리지요.

괜한 표현이 아닙니다.

물꼬에서 자라난 이 아이들을 좀 보셔요, 이곳에서 길러진.

저들 이미 가진 품성도 좋았겠으나.

전 삶이 그렇지 않더라도 일정정도 분명 훌륭한 이들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거친 산중 살림을 온몸으로 메우고

아이들을 저리 정성스레 대하다니요.

그게 물꼬입니다, 서로의 긍정성을 키우는 곳.

 

어린 새끼일꾼 해찬이부터 ‘믿고 쓰는’ 그라고 샘들이 입을 모읍니다.

일을 어찌 저리 잘하는지요.

'오늘 하루는 다행히 샘들에게 몸으로 놀아달라는 부탁이 줄어서 다행이었다. 아이들끼리 친해져서인 까닭일까?'(새끼일꾼 해찬 형님)

그래도 여전히 온몸으로 아이들과 뒹굴어주는.

오늘 밤 남자 아이들 머리맡에서 책을 읽은 이는 새끼일꾼 가온,

“심리학개론?”

“일찍 재울라구요.”

아이들을 잠에 빠뜨리겠다는 전략으로 가온 형님이 가져들어간 책,

그런데 왜 남자 아이들은 자정이 다 되도록 안 잤던 걸까요...

 

‘애들 속에서 있는 시간이 나날이 소중하다.’(서영샘)

아이들이 매달려 허리를 삐걱해 종일 온 피로를 느끼고 있었던 그이면서도.

내가 안하면 누군가 수고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잘 움직이는 샘들,

내가 하기로 한 일을 잘 하는 것이 남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모다 공유하고 있습니다.

 

겨울이면 며칠 몰아 들어오는 택배차가 오늘 들어왔습니다.

집안 어르신이 먹을 것들을 잔뜩 싸서 보내왔지요, 계자에서 먹으라고.

이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좋은 기운에 둘러싸여 있는지.

그러니 어찌 마음들이 좋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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