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나무날 맑음

조회 수 1668 추천 수 0 2004.12.03 10:42:00

12월 2일 나무날 맑음

자정을 넘은 시각입니다.
낮에는 밥 때를 빼고
공동체에 남은 세 식구(젊은 할아버지랑 하다랑)가 저마다 바빴습니다.
여전히 2005학년도에 여지가 있지 않나 다녀간 이를 빼면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하루였지요.
아, 아니다,
학교가 심심할까봐 정근이가 아버지랑 다녀갔습니다.
"옥샘 생일이라고 떡이라도 해가자고..."
정 많은 우리 정근이가 그랬다는데,
아이구 올해도 생일상 두 번 받게 생겼네요.
저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날이거든요.
잘 넘어지는 정근이 빨래 많다고
세제도 두통이나 실어오셨더랍니다.
뭐, 우린 주는 거 거절 못하지요.
"잘하셨어요.(잘 사오셨어요)"

방금 서울 부산 다니러간 희정샘과 상범샘이 들어왔습니다.
낙엽방학을 쇠러간 식구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저는 밀린 일들을 좀 하느라 자판을 두들기거나
전화(통화)도 오래였습니다.
한가한 줄 아니, 있는 얘기 없는 얘기 상담이 긴 하루였지요.
짬만 되면 더도 하구말구요.
류옥하다는 빨래도 개고 제 옷장 정리도 하고,
방 가구도 옮기네 어쩌네 하더니
아궁이에 불 때는 것 돕다가
참 야무지게도 이 닦고 세수하고 발을 닦았습니다.
"이렇게 잘하는 걸..."
그러다 엊그제 받은,
하다 엄마로서의 제게 한 소리한 이메일 얘기가 나왔지요.
"그거야 그 아줌마는 이런 면을 못 봤으니까, 모르니까 그렇지."
그래요, 늘 견딜 수 없는 건 자기 자신 아닐까 몰라요,
우리가 아이들을 못 봐주는 거지요.
또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인가요,
그 사이 자기 변화는 또 얼마나 겪을지요.
야무지게 일기를 쓰고 잠자리로 들어가는 그를 보며
참 유쾌해졌더랍니다.
아이들, 얼마나 싱그러운 존재들인지요.
아이들 없는 세상이라면 마 고마 살지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54 6월 15일, 당신의 밥상은 믿을만 한가요 옥영경 2004-06-20 2136
6553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126
6552 120 계자 이튿날, 2007. 8. 6.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07-08-16 2120
6551 2011. 6. 1.물날. 비 / MBC 살맛나는세상 옥영경 2011-06-14 2117
6550 영동 봄길 첫 날, 2월 25일 옥영경 2004-02-28 2116
6549 9월 빈들모임(2019. 9.28~29)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31 2110
6548 120 계자 여는 날, 2007. 8. 5.해날. 비 추적이다 옥영경 2007-08-16 2109
6547 5월 15일 부산 출장 옥영경 2004-05-21 2108
6546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106
6545 3월 1일 나들이 옥영경 2004-03-04 2104
6544 97 계자 둘쨋날, 8월 10일 불날 옥영경 2004-08-12 2101
6543 2009. 5. 9.흙날. 맑음 / 봄학기 산오름 옥영경 2009-05-16 2099
6542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089
6541 옥천 이원 묘목축제,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088
6540 2008. 2.23. 흙날. 바람 / 魚變成龍(어변성룡) 옥영경 2008-03-08 2078
6539 계자 둘쨋날 1월 6일 옥영경 2004-01-07 2073
6538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069
6537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068
6536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065
6535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06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