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해날 흐림

조회 수 1307 추천 수 0 2004.12.10 22:11:00

12월 5일 해날 흐림

낙엽방학을 끝낸 아이들이 돌아왔습니다.
예서 흙먼지에 뒹굴며 살다
집에 다녀왔다고 몰골들이 말짱해서 어찌나 잘생겨들 보이던지...
"옥샘, 채규는 웃겨요."
채은이가 반기며 다가옵니다.
"집에서 심심하니까 '하다랑 놀고 싶다' 그래요."
류옥하다랑 맨날 싸우면서 말입니다.
경주를 갔던 하다 역시 칸공책을 열권 선물 받았더랬는데
"채규형(이럴 땐 형이라 꼬박꼬박 불러주지요)도 줘야지."
그랬더이다.
"야, 채규, 그러니까 있을 때 잘 해줘."
글쎄, 그래도 싸움은 계속된다, 뭐 그럴 테지요.
"모임을 좀 천천히 할까?"
땀을 뻘뻘 흘리며 섞이고들 있데요.
수다를 다 털 때까지 기다립니다.
지들도 회포라는 게 있겠지요.
아이들이 없는 고요가 좋기는
딱 일주일이 다다싶데요.

학교에서는 낙엽방학 끝물 한 이틀
조릿대집 이곳저곳 손 좀 보았더이다.

그리고,
옮겨놓고 싶었는데 놓쳤던 날적이 하나를 찾았습니다.

<잔디 숲 속의 이쁜이>를 다 읽었다. 꼭 우리가 사는 것 같았다. 처음엔 이쁜이가 어려서 일을 하며 자유없이 살다가 자유롭게 살려고 집에서 뛰쳐나와 먹이를 찾고, 집을 짓고,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자유가 어떤 건지 이제서야 알았다.

(2004년 11월 22일 달날 / 2년 채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434 2005년 1월 1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696
433 12월 30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324
432 12월 29일 물날 맑음 아침, 눈발 아주 잠깐 옥영경 2005-01-03 1372
431 12월 28일 불날 맑음 보름달 휘영청 옥영경 2005-01-03 1360
430 12월 26일 해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222
429 12월 27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281
428 12월 25일,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둘 옥영경 2005-01-02 1230
427 12월 25일,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셋 옥영경 2005-01-02 1276
426 12월 25일 쇠날 맑음,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하나 옥영경 2005-01-02 1326
425 12월 24-30일, 상범샘 희정샘 신행 옥영경 2005-01-02 1262
424 12월 24일 나무날 흐리다 눈 옥영경 2005-01-02 1300
423 12월 23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1-02 1215
422 12월 22일 물날 흐림 옥영경 2005-01-02 1296
421 12월 21일, 2004학년도 갈무리 글 두 편 옥영경 2005-01-02 1388
420 12월 2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22 2013
419 12월 20일 달날 흐림 옥영경 2004-12-22 1506
418 12월 19일 해날, 황토 찜질방 옥영경 2004-12-22 1576
417 12월 17일 쇠날 흐림 옥영경 2004-12-22 1363
416 12월 18-9일, 뒤집힌 건물 안들 옥영경 2004-12-22 1699
415 12월 16-7일, 새끼일꾼들 옥영경 2004-12-22 139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