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13.나무날. 실눈

조회 수 717 추천 수 0 2014.03.11 13:08:31

 

2월 빈들모임에 신청자가 많습니다.

아니 신청하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정작 신청은 몇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디다.

하려는 마음과 할 수 있다는 건 늘 다르니까.

마음 같아서야 달려들 와서 새 학년도를 잘 준비하고 싶다고는 하나

2월 마지막 주 일정들이 그리 수월치는 않을 것입니다.

기다려보자 하지요.

 

연탄재는 날마다 가득입니다.

된장집 고추장집 네 장씩, 가마솥방 네 장, 교무실 두 장씩.

그나마 교무실은 한기가 가실 정도만 때놓으니 한 구멍만,

책방은 아이들 있을 때만 때니 그것도 쉬고.

그래도 열네 장씩 나오는 요즘입니다.

살림이 참말 작은 크기는 아닌 게지요.

집집마다 나오는 그 연탄재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사람이 살아가며 내는 그 많은 쓰레기들이 다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사는 일이 똥 만들고 쓰레기 낳는 일이라는 울 어머니 말씀이

귓가에 돌고 돕니다.

 

서울 사시는 민족교육운동하는 어르신 한분께

부탁하신 호두를 마을에서 구해드렸는데,

시중보다 싸지, 게다 좋은 물건으로,

그런데 마음 더 쓰면 호두까기도 챙겨 보냈어야 하나

때늦게 아차차차차.

마음 한번 잘 쓰면 기쁨 더해드릴 걸,

죄송했네요.

 

경주의 한 절에서 황실다례를 익히고 있습니다.

관심의 시작은 차라기보다 무예였는데,

가는 걸음에 그리 된 것이지요.

오늘은 차를 마시고

대숲 앞 너른 마당에서 눈 나리는데 봉술을 했습니다,

마치 소림사 학승들처럼.

눈이, 내내 내리데요, 눈이, 쉬지 않고 오데요.

봉은 길이를 이점으로 활용하는 병기라지요.

키에서 한 뼘 정도만 긴 봉을 잡았습니다.

봉술은 온 마디마디를 다 건드리게 합니다.

뻐근하군요,

겨우 한 이십 분 하는 건데.

 

경주로 가는 길에는 동행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초보자들이니 준비가 그리 무리이지는 않습니다.

영어는, 생활에서 가까이 쓰는 이가 아니어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주 벽처럼 느껴지는 영역이고 숙제가 되는 언어인 모양.

발음부터 시작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길이 친구랑 함께 걷는 길이라던가요.

우리는 오늘도 축지법을 쓴 경주행이었지요.

많은 관계망들 가운데 같이 공부하는 동행인들인 것도 꽤 괜찮은 시간,

놀고 먹고 하는 게 아닌.

금세 오간 하루였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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