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날,
농협 마을간담회에 소사아저씨 다녀옵니다.
부녀회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었으나
전날 장을 보는 일에만 동행하고
음식 장만은 다른 어르신들께 부탁하였습니다.
연탄이 왔습니다.
천 장을 더 들였네요.
지난 가을 끝자락 이천 장을 들였는데
(사람들 와서 줄줄이 나래비로 된장집에 올리기도 했고),
이 봄 연탄이 모자라네요.
여름에 쓰지 않는다 해도 장마에도 넣어야 하고
가을에 다시 들이기 전 이른 추위에도 때야 하고...
전기도 전기고 기름도 기름이고 나무도 나무이지만
또 이렇게 연탄 양도 적지 않은 난방도구인 학교랍니다.
신성철 선생님의 서각이 당도했습니다.
‘수행방’, ‘모둠방’, ‘책방’, ‘교무실’, 각 공간의 방패.
물꼬 교문 머리 위 서각도 몇 해 전의 선생님 작품입니다.
무언가를 부탁하고 이리 흡족해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너무나 훌륭하였지요.
고맙습니다.
곧 걸겠습니다.
실타래학교 의논.
세 가정 다섯의 아이가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정 두 아이는 부모들이 같이 상담에 동행코저 하는.
사촌을 데리고 사는 그 댁의 여러 사정들 있어.
음, 그럼 어찌 하는 게 좋을까요?
나머지 두 가정 세 아이는 지난해 실타래학교 예비모임에도 동행했던 이들이고
물꼬에 자주 드나들기도 하는 아이들인데,
어쩌면 그들에게 학교라기보다 외가에 가까운 물꼬,
이모 집에 놀러 다녀간다는 기분이면 어떨지.
하여 기간도 좀 짧게.
그러면 앞의 사흘은 세 아이에게,
뒤의 하루는 온 가정이 하루 종일 상담하는 날로 나누기로.
목포는 흐림.
전라도 사흘 출장.
비 내리는 바닷가.
일 끝내고 바닷가 조개들을 사와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은.
이렇게 먹고만 가도 좋은 여행이겠구나 싶은.
저녁답에 삼학도 걷다가 이생진 선생님을 생각.
같이 우이도 여행을 가며 목포에서 배를 탔더랬지요.
그것도 벌써 두 해가 지난 이야기.
세월이 유수 같다던 춘향가 월매타령이 떠오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