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물꼬 한해살이를 같이 짜기 위해(?)

바깥식구들이 모였습니다.

물꼬의 오랜 18년차 품앗이이고 논두렁인 아리샘,

물꼬의 아이였고 새끼일꾼을 거쳐 품앗이일꾼에 이른 진주샘,

물꼬에서 상주하며 긴 시간 어른 못잖은 일꾼이 되어준 9학년 류옥하다,

물꼬의 아이였고 새끼일꾼으로 활약하는 8년 가온,

그리고 새 얼굴 해숙샘.

(아이들 대표가 된 성빈이와 건호, 윤호는-저들이야 모르겠지만요, 하하- 바로 이어진 실타래학교에 동행하고

 곧 물꼬 안에서 축을 잡을 희중샘은 주중에 다녀갈 예정이랍니다.)

그러니까 물꼬의 안축과 바깥축, 논두렁대표, 그리고 품앗이대표, 새끼일꾼대표, 새얼굴,

구색 좋게 새 학년도를 계획한 것이지요.

모다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다음은 함께 한 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최대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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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류가온:

어릴 때 물꼬를 왔다가 가진 공백이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이번 빈들에는 오히려 적은 인원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을 수 있다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내 얘기를 했고 나 또한 많이 알아간다. 새로 만난 해숙쌤도 참 괜찮으신 분이었고 2박3일이 한없이 짧았다. 빈들 때 얻은 내용으로도 앞으로 내가 할 건 공부인 것 같고 물꼬에 점차 자주 찾아올 것이다, 시간이 된다면. 즐거웠고 진주쌤, 아리쌤, 해숙쌤, 옥쌤, 삼촌까지 모두 정말 감사했다. 좋은 빈들이었다.

 

9년 류옥하다:

아함~ 많이 잤다! 푹~ 쉬면서, 아침수행으로 절하고 자고, 산책 가서 자고, 밥 먹고 자고, 일하고 자고... 긴장 피로가 확 풀린 것 같다.

첫날은 깨진 유리 자리에 비닐로 유리창을 만들어 붙였더랬다. 꾸깃꾸깃한 비닐을 태극기 천 아래에 놓고 다리지만을(*?) 열심히 해서 피고, 녹을까 노심초사해서 태극기 타는 냄새 맡으며 결국은 잘(!) 붙였더랬다. 너무 뿌듯하더라.

옥샘까지 7명, 사람이 적으면 썰렁하리라 생각했는데 웬걸(?)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서로 더 가까이 지내는게 따듯했다. 가온이랑 둘이 추운 고추장집에서 자는데 가온이가 어찌나 든든하든지, 밤에 화장실에 다녀와서 손이 찬데 가온이가 ‘꼭~’ 손을 잡아줬다. 음. 귀여운(?)녀석. (한살차이구나...)

새로오신 해숙샘과도, 샘이 물꼬 분위기에 정말 금방 녹아드려서서 우리 식구처럼 편하고 친하게 지냈다.

아! 물꼬는 새롭다. 물꼬가 나를 키웠다. 참 오랜만에, 기분좋게 마무리지은 빈들, 2월 물꼬다.

 

홍해숙:

올한해 물꼬를 알게 된 것이 너무 기쁘며 내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이렇게 좋은 곳을 너무 늦게 안건아닌지...

이번 빈들모임을 통해 2014년 플랜도 함께 짜고 이야기하며 좋은 추억 가지고 가서 제대로 힐링하고 가는 기분! 좋다~

내 성격이 낯가림도 심해서 사람들과 잘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라고 노심초사했지만 한분한분 옥쌤과 아리쌤 그리고 착하고 귀여운 하다와 가온이를 만나게 되어 좋은 인연이 앞으로 쭈욱~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생 처음 겪어보지 모산 것들을 이 물꼬에 와서 짧은 2바3일의 추억을 되돌아보면 화한번 내지 않고 웃었던 날이 많아서 이 기분 그대로 한해를 보냈으면 한다.

다음 3월을 기약하며 생각만해도 벌써 설레고 기대되는 2014년이 될것같다.

p.s. 옥쌤 같은 분을 만나 너무 기쁘고 또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자주 뵙고 좋은 인연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진주:

일단, 배움에 대한, 모임에 대한 기본적인 돈이 들기 마련인데 너무 염치없이 온건 아닌가 부끄러웠다. 적어도 내가 먹을 것 같이 나눌 것을 가져왔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리고 또 하나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오래오래 보기 위해 보탬이 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물꼬가 유지되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돈이 드는 것, 경제적인 부분을 단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부담스러울수도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도움이란 단어를 쓰기엔 적절지 않다. 나를 위해서 온전히 내가 좋아해서, 나를 위한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생각과 행동인것 같다.

이번 년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물꼬와 좀 더 긴밀하게 연대할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내 삶과 주어진 일은 치열하게 사는거와 함께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이번 계자에서 옥샘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적극적으로 해볼 계획이다. 생각으로만 아닌, 물꼬도 일도 여행도 공부도

물꼬는 와도와도 새로이 배워가는게 너무나 많다.

빈들모임에서 원없이 웃고 얻고 대화하고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다간다.

 

김아리:

물꼬가 나의 일상으로 깊게 들어온 느낌을 확연하게 느낀다.

2014年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번 빈들모임에 참여했는데 벌써 2014年을 살아낸 느낌

구체적이도 했다가 막연하게상만 세우게 되기도 했다가...

월마다 해야할 것들을 정하고 나니 마음이 든든하다.

계획이란게 세우다보면 자꾸자꾸 욕심을 내게 되는데

욕심을 내다보면, 쉽게 지치게 마련이니 월에 하나씩 있는 행사들을 차곡차곡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나에게 부족한 지점인 ‘사람을 살피는 일’에 신경을 써야할 듯하다.

미리미리 연락하고 챙기는 일.

적어보고 나니, 못하는 일에 잘해보겠다고 덤비기보다는 잘 할 수 있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게 효율적일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올해, 물꼬 일년살이 계획 중에 마음이 많이 가는 것이 인문학독서모임과 어른계자인데, 인문학독서모임은 4월 서울모임에서 open 강좌 형태로 자유롭게 드나들게는 하되, 주축을 1,2명 더 세우는게(나를 제외하고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내가 약한 부분들을 보강할 누군가의 도움을 잘 받고싶다.

나는 물꼬가 내적으로 더 단단해지고, 우리 스스로가 혹은 우리를 보는 밖의 누군가가 이 공간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을 갖는데는 물꼬를 채우는 우리가 참 좋은 사람-된사람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남에게 내세우기 위한 인문학 공부가 아니라(토론에서 이기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 수련과 명상의 연장선으로 스스로 공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분위기가 우리 품앗이, 새끼일꾼들에게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 공간의 유쾌함과 흥이 그저 공중에 붕 떠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단단한 지면에서 솟아오른 느낌이길 바란다.

인문학모임은 ‘물꼬를 준비하는 모임’에 대한 향수일수도 있고 그저 한 살한살 나이 먹어가는 어른의 요즘 젊은이들에 대한 노파심일수도 있다.

하지만 뭔가를 지속할 수 있는 저력은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자기 소양, 그릇의 크기인 것 같다.

함께 성장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어른의 학교’-어른 계자가 이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어른의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는 어른들의 마음이 더 가벼워지고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뭔가 세상에 대해, 그리고 도시에서의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고민거리를 받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물꼬가 지금 이 시대에, 이곳에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미 낡았다고 말하는 문제들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함께 고민하고, 그래서 좀 다르게 살아보자고 말하기 위함이 아닐까... 너무 진지한가?

진지함이 진부함과 어색함이 된 요즘에 물꼬니까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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