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7일 해군으로 입영하게 되었다고

며칠 전 화목샘이 글월 보내왔습니다.

여름에 와 겨울을 보내고 다시 여름을 맞고 지난 겨울을 역시 여기서 건넜던.

‘너무 소중한 경험을 했고

이 경험들이 군대에서도 분명히 중요한 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댔지요..’

군대를 다녀와, 더 이르면 휴가를 나와서

다시 이 공간을 찾아오고 싶다 했습니다.

‘군대에 가있는 동안에도

교원대 후배들이 물꼬와 지속적인 인연을 맺고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길 기대한다고도.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기.

 

점심 지나며 비.

두 아이 부모 상담.

실타래의 연장인 셈.

오래 들었습니다.

부부는 싸웠고,

아이들은 우울해졌습니다.

그 현상 뒤에 그저 몇 마디 보탰지요.

우리 다 압니다,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 우리 죄일지니.

하여 우리 어른들의 삶을 다림질해얄지니.

 

이웃의 어르신 한 분이

한 해 동안 관람할 수 있는 영화바우처 카드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열심히 사는 젊은이에 대한 지지라는.

뜻밖에도.

얼떨결에 받아놓고 받는 게 맞는 건가, 당신 곁에 가까운 다른 이웃들도 있으니,

하지만 또 그만큼 인사를 하면 되리 하고 두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멀리 강원도에서 스승님 한 분, 한밤에 전화를 넣으셨습니다.

선생님은 기어코 아이에게 밥을 사주고프시댔습니다.

산골 삶을 청산하고 제도로 발을 들이는 아이에게

무언가 당신도 격려하고프시다고.

카슈가르의 시장에서 아이의 가죽 지갑을 사주셨던 어른,

타르기스탄을 다녀오며 아이에게 선물을 챙겨주셨던 어른.

잘 자라서 바른 뜻을 지니고 사는 깊은 사람이 되라고

꼭 그렇게 때마다 아이를 챙겨주십니다.

정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손길이 닿는지요.

내일 일찍 건너오시겠답니다, 말리지 말라셨습니다.

그런데, 300여 킬로미터가 다 되는 거리를?

 

밤, 경기도의 끝자락에서 선배가 왔습니다,

대전에서 회의가 있어 왔다가 물꼬도 들여다보고 가신다고.

당신 역시 물꼬의 논두렁 한 분.

가난한 밥상을 늦은 시간 나누었네요.

김천에서 다례모임 끝나고 넘어오니 훌쩍 그리 시간 건너가 버린.

밤 깊도록 가마솥방 불이 훤하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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