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5.물날. 맑음

조회 수 705 추천 수 0 2014.03.18 07:54:47

 

 

바람이 많습니다. 봄이긴 한가봅니다.

 

김장김치로 김치찜.

이 계절 참 좋은 음식입니다.

이웃마을 홀로 사는 이도 와서 숟가락을 걸쳤지요.

무슨 사업계획서를 들고 마무리를 하러 왔습니다.

서로 도울 일 있으니 좋습니다.

하지만 별 도움도 없이 그저 읽어나 본.

그렇지만 뭔가 일을 꾸릴 때 곁에 사람만 있어도 힘이 되기도.

 

이장님, 급히 찾으셨습니다.

감자씨 왔으니 같이 좀 나눠주자는.

반장일 보던 아들이 나가 척척 감자 종자 상자를 내려주면 좋으련,

그 아이 이제 산마을에 없지요.

좇아나갑니다.

 

대나무 잘라 차칙을 만들었습니다.

대나무를 마디로 자르고 낫으로 반 뚝딱,

그리고 그라인더로 좀 밀어주고,

샌딩기로 정리하고 사포로 마무리.

그러다 그만 왼손 검지에 작은 상처도.

이웃의 벗이 나머지에 손을 좀 보태주기도.

고맙습니다.

중국 황실다례모임을 이끄시는 스님의 부탁도 있었고,

이참에 공부에 동행하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겠단 생각도.

 

차를 즐겨 마시니 선물로 들어온 차들도 꽤 있습니다.

차 좋아하는 줄 아니 만만한 게 또 차 선물.

오늘은 어느 학부모가 보내왔던 ‘안계 철관음’을 헐어 마셨습니다.

있어도 좋은 줄 모르고 있었던 차들,

사람들이 선물한 유명브랜드를 걸치고도

넘들은 알아보는데 입은 저는 듣도 보도 못한 것처럼,

물꼬에 있는 차들이 그리 명차들입디다려.

오셔요, 차 한 잔 달여내지요.

 

대학교수로 있는 선배가 공동체에 관한 몇 가지 질문으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선거에 패배하더라도 작은 곳에서 승리하는 이야기,

그런 걸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에게 좀 얘기하고 싶다는.

괜찮은 공동체를 보며 어, 저거 말 된다, 나도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은근 사회비판의 힘을 길러보고 싶다는.

당신이 꿈꾸는 전망.

물꼬는 물꼬의 전망에 잘 서 있는가 또 묻게 되는 한 순간이었지요.

혹 게을러지진 않았나,

날이 무뎌지지는 않았나.

 

한 방송국의 휴먼 다큐 촬영 제안.

“그런데요, 이제 아이는 제도학교로 갔는데요...”

“그러니까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이제 ‘학교로 간 아이’를 담아보고 싶다는 겁니다.

글쎄요, 학교가 허락할까요.

작가는 학교 쪽과 연락을 해보겠다데요.

학교를 안 가면 안가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이야기인 산마을.

 

달골 마당으로 산판한 나무들이 실려 나오느라

좀 패이고 쓸리고...

오늘 면소재지 그 댁 들러 어떤 복구가 필요하고 언제까지 할 것인가 확인.

3월 마지막 날까지는 해 주겠다 하였습니다.

짜증과 걱정 류는 그 때가서 해도 될 것.

앞당겨 속상하지 말 것, 지금에 있기.

넓혀 고통스러워하지 말 것, 지금 고통의 그 크기로만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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