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10.달날. 맑음

조회 수 672 추천 수 0 2014.04.05 08:32:33



단식수행 닷새째.

피로가 몰려옵니다.

수마도.

겨우 책이나 읽습니다.

멀건 대낮엔 책을 잡고 앉았기 쉽잖은 산골살이이지요.

하지만 서너 권에 책을 쌓고 시작하는 단식수행은

책읽기가 주는 즐거움도 크지 싶은.


속이 뒤집힙니다.

편치 않은 단식이겠고나,

그럴 만도 하지요.

방만했던 생활이었으니.

단식은 다시 사는 일이라는 생각이.

다시 태어나는 뭐 그런.

새해처럼, 새 아침처럼.

그렇게 새 날을 맞아보려는.

재셋팅, 그런 거요.


단식에는 아무래도 마음 쓸 일이 많은 일들을 피합니다.

미리 최대한 부담이 되는 일들을 처리하고

웬만하면 그런 일들이 닥치면 단식 뒤로 미루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것 역시 뒤로.

두 곳의 촬영의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학교에 간 산골아이, 오랫동안 산골에서 살며 홈스쿨링을 하던 아이가

제도학교에 어떻게 돌입하는가를 담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먹을거리에 대한 것인데

이름난 방랑식객 하나가 여행하며 물꼬를 찾아와 산에 같이 들어 나물 캐고 요리하는.

한때 단편으로 몇 편 제작되어 반응이 좋아

상설 프로그램으로 되었다는.

앞은 구성작가들이 아이가 입학한 제도학교의 허락까지 구해놓은 상태.

그런데, 그게 아이에게 정말 보탬이 되는 일인지,

상황을 좀 보기로.

두 번째 것도 일단 단식이 끝난 뒤로 의논을 하자고.

가끔 그런 일로도 지리한 산골 일상이 재미지기도 하긴.

일단은 단식 뒤로.

물꼬에 보탬일 것인가 아닌가로 결정의 기준이 될 것이야 입 아픈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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