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집 앞 부추밭에 거름을 뿌렸습니다, 포도나무에도.
이 밤 무슨 놈의 봄비가 이리 창대비로 내리나요.
낮엔 또 청승맞은 가을비 같더니만.
단식 이레째여나 하나 단식을 풀었습니다, 엿새로.
운전을 피할 수 없는 일이 생겼지요.
단식에서 가장 피하기로 전제하는 일이 운전이니.
택시를 부를 수도 있으나 하루 남은 일정이니 접어도 되겠다는.
다시 태어나 다시 삽니다.
단식이 주는 선물입니다.
잘 죽여 보내고 새 명을 받았노니.
그렇다고 잘 살아질 것인지.
사람이 얼마나 변하지 않는지를 우리 너무 잘 아노니.
다시는 할 것 같지 않는 잘못, 아무리 혼쭐이 나도 결국 또 범하고 마는 게 사람이더이다.
그나마 때마다 단식으로라도 속죄하고 다시 살지니.
‘내게 단식은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렸!.’
같이 시작했던 이들은 결국 모두 도중하차했습니다, 고통으로.
그건 그간 우리 생활의 반영일 것!
어떤 건 순조롭고 어떤 일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어떤 일은 때맞춰 일어나고
또 다른 일은 털썩 먼지 날리며 던져진 자루 같습니다.
아일랜드 한달 연수를 최대한 잘 쓰려하니
여러 가지가 일입니다.
최종 일정 결정.
여름 계자를 끝내놓고 한 달을 잡는 것이 물꼬로서는 최선의 안이나
동행할 가족 일정들이 또 그렇지가 못하여
홀로 먼저 와야할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다가
최대한 앞으로 당겨본 날이 7월 6일.
그러면 돌아올 날도 좀 당겨지고
그나마 그때 입국이라면 계자 준비에 며칠 여유가 생기는 거고.
물론 그땐 품앗이샘들이
다른 계자들과 달리 상주도 하고 다른 때보다 더한 손을 보태기로야 했지만.
큰 양초를 구하러 불교용품점을 가서 헛일이더니
마침 집에서 오래된 긴 초를 잘라 맞춤형을 준비,
달골 창고동 차방을 준비하는데 소품 하나 해결했습니다.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면 되고
저것이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면 되고
그러다 또 아니면 말면 되고.
곡기를 끊는 게 어디 일이던가요.
스무하루도 물만으로 지내보았습니다.
곡기가 들기 시작하자 또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아, 단식 뒤 이 식욕의 용틀임이라니.
참 사람이 별 것 아니지 싶은.
지금 새벽 세 시도 훌쩍 넘은 시간
비가 또 거세집니다.
봄비가 참 제답지 않게 내리는 밤입니다려...